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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가 ‘국가장’? 광주는 그럴 수 없다.
광주광역시, 조기 게양과 분향소 설치하지 않겠다
임병도 | 2021-10-28 09:00:1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1년 법률 개정으로 ‘국가장’
광주광역시, 조기 게양과 분향소 설치하지 않겠다
생전에 진심어린 공개사과 했더라면

13대 대통령을 역임한 노태우씨가 사망했습니다. 정부는 국가장법에 근거해 노태우씨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은 12.12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등과 관련하여 역사적 과오가 있으나, 직선제를 통한 선출 이후 남북기본합의서 등 북방정책으로 공헌했으며, 형 선고 이후 추징금을 납부한 노력 등이 고려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국립묘지 안장은 관련 법령에 따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장례 명칭인 ‘故 노태우 前 대통령 국가장’의 장례위원장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맡으며 기간은 5일장으로 10월 26일부터 10월 30일까지입니다. 영결식 및 안장식은 10월 30일에 거행할 예정입니다.

국가장 기간 동안 관련법령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국기를 조기로 게양합니다.

국장·국민장·국가장의 차이는?

이번에 치러지는 국가장은 2015년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입니다. 기존에는 전·현직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장 또는 국민장으로 치렀습니다.

2011년 법률 개정으로 ‘국가장’이 통합되기 전에는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장과 국민장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국장은 박정희, 고 김대중 대통령, 국민장은 고 최규하 전 대통령, 고 노무현 대통령, 국가장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국가장’의 대상은 ▲전직·현직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입니다.

장례기간은 국장은 9일 이내 (박정희 9일, 고 김대중 대통령 6일), 국민장은 7일 이내, 국가장은 5일 이내로 규정돼 있습니다.

장례비용은 국장과 국가장은 정부가 국민장은 일부를 부담합니다. 다만, 조문객의 식사 비용이나 국립묘지가 아닌 다른 묘지 설치에 따른 비용은 제외합니다.

조기 게양은 국장과 국가장은 장례기간 내내 게양하지만 국민장은 당일에만 게양합니다. 그러나 국가장 기간이라도 관공서 휴무는 하지 않습니다.

광주광역시, 조기 게양 및 분향소 설치하지 않겠다.

광주광역시는 27일 “故 노태우 前대통령 국가장 기간에 국기의 조기 게양 및 분향소 설치를 하지 않겠다”며 이용섭 시장과 김용집 의장 공동명의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광주광역시는 입장문을 통해 “고인은 우리나라 대통령이었고, 우리의 정서상 돌아가신 분을 애도하는 것이 도리이고, 국가장을 치르기로 한 정부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우리 광주는 그럴 수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고인은 5‧18 광주학살의 주역이었으며, 발포명령 등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생전에 진정어린 반성과 사죄, 그리고 5‧18진상규명에 어떠한 협조도 없이 눈을 감았다.”며 “고인은 국가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무고한 시민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40년이 넘는 세월을 울분과 분노 속에 밤잠 이루지 못하는 오월 가족들,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행불자들을 끝내 외면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광주광역시는 “국가 지도자들의 역사적 책임은 생사를 초월하여 영원한 것”이라며 “역사는 올바르게 기록되고 기억될 때 교훈을 줄 수 있다. 의향 광주만이라도 역사를 올바르게 세우고 지키는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두환 등 5‧18 책임자들의 진정어린 반성과 사죄를 이끌어내고 그날의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이유 만으로 ‘국가장’?

▲노태우씨 아들 재헌씨가 지난 4월 21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고 있는 모습 ⓒ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노태우씨의 국가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나마 국가장에 호의적인 여론이 남아있는 이유는 아들 재헌씨가 꾸준히 5.18묘역을 참배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노씨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는 27일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이나 그 외에도 재임 안 하셨을 때 일어난 여러가지 일에 대해서 본인 책임과 과오가 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고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겠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습니다.

노씨가 생전에 진심어린 공개 사과를 했다면 이처럼 광주시가 반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노씨는 사망하기 전까지 광주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노태우씨의 사망을 통해서 대통령직을 박탈당한 역사의 죄인들에게 단순히 대통령이었다는 이유 만으로 ‘국가장’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만약 이런 식의 국가장이라면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도 국민들의 탄핵으로 쫓겨난 박근혜씨도 사망하면 ‘국가장’을 치러줘야 합니다.

국가는 한 개인의 삶보다는 정의를 우선해야 합니다. 그 정의는 역사의 기록에 남더라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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