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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의 ‘가오’
강기석 | 2020-01-23 10:49:3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내가 볼 땐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뱃심은 진중권씨가 아니라 검경수사권 조정에 불만을 품고 분연히 사표를 던진 김웅 검사에게 해당된다.

그런 말은 최소한 ‘가오(일본말 顔체면)’를 중시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인데 학력위조 혐의를 받는 총장 ‘시다바리(일본말 下張り)’에게 애시당초 가오라는 것이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방대 교수 자리가 억만금을 벌어주는 자리도 아닐 터이다.

반면 김웅 검사는 자신이 철석같이 믿어왔던 검사라는 직업의 고귀함, 신성불가침성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분연히 사표를 제출했다. 가히 자신의 가오를 중요하게 여긴 행위라 할 만하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선배들이 누려왔던 전관예우를 예전만큼 누리지 못할 우려가 있음에도 과감히 사표를 던졌으므로 “내가 돈이 없지…”라는 전제도 딱 들어맞는다.

무수한 검사들 중에서 지금까지 가오를 과시한 인물은 안타깝게도 김웅 검사 밖에 없는 것 같다.

지난 7일 제주도로, 부산으로 “유배 갔다”는 치욕스런 놀림을 당한 검사들 중 아직 한 사람도 사표를 내지 않는다. “누구 좋으라고 사표 내느냐”는 검사도 있다는데, 자기 가오는 자기가 지키는 것이지 다른 누구 때문에 지키고 말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수준 미달 변명이다.

상갓집에서 술 처먹고 행패 부리는 검사에게 깡은 있을지 몰라도 가오가 있을 리 없다. 한 보도에 따르면, 이 ‘추태 검사’는 다음날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으면서 주변 검사들에게 “좌천 인사 발령을 감수할 것”이라며 “어디를 가든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니 ‘부당인사’에 대해 저항할 깡도 없는 듯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청와대 공격에 혈안이 된 검사들에게는 최소한 깡은 있는 것 같다. 이들이 가오까지 있는지 여부는 오늘 이루어질 차장·부장급 인사에 대한 반응을 지켜봐야 알 것이다.

내가 보기엔 악의적이고도, 편향적이고도, 폭력적인 수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싹 다 갈아버려야 하는데 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거나, 부끄럽다거나, 최소한 저항하는 의미로라도 사표 내는 검사는 그다지 많을 것 같지 않다.

임은정 검사에게 댓글이나 다는 검사들은 애초부터 깡이니 가오니를 찾을 수 없는 그냥 ‘찌질이들’에 불과하다.

검사들의 가오가 땅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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