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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애국심 있다면 모든 것 내려놓으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계복귀 후 첫 세미나 개최… 국정 현안 해결 방안 역설
임두만 | 2016-11-22 12:23:3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강진 칩거를 끝내고 정계에 복귀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정계복귀 후 공식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21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朴대통령은 일말의 애국심과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로 현 정국에 대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손 전 대표는 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어지러운 정국의 해법에 대해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을 탄핵하고 나면 나라를 어떻게 수습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통한 퇴진을 기정사실화 하고 그에 대비한 여야의 국무총리 추천 논의 착수도 촉구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주최한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 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임두만

한편, 이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는 ‘의회제 개헌의 필요성’과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다당제 구축 필요성’.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 토대구축’이란 세 가지 주제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전개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 축사를 했으며, 이상돈 우원식 의원 등 20여 명의 현역의원 외에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장, 전직 의원 등이 참석하여 손 전 대표의 위상을 짐작케 했다.

이 자리에서 손 전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작금의 정치권 사태를 개탄하고 “여야 정치권은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의 나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하루 빨리 국무총리를 임명할 수 있도록 야당 간에 합의하고 여당과 협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거국내각의 성격과 권한에 대해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여야가 새로운 국면에서 국민에게 져야 할 책임”이라고 강조했으며 “국무총리는 여야 합의로 선출하되 대통령은 국민 앞에 헌법 71조에 의거, 대통령의 유고를 선포하고 모든 권한을 국무총리에게 넘긴다고 국민 앞에 공포해야 한다”고 신임 국무총리가 대통령에게 전권을 이양 받아야 한다는 점을 말했다.

이어서 손 전 지사는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고 국무총리가 제7공화국을 열 준비가 되는 대로 대통령은 사임하고 새 정부를 구성하면 된다”는 말로 대통령 퇴진과 추후 진행될 정국의 원활한 국정운영에 대해 말하면서 “국민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버렸다. 대통령은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냉철히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다음 “(대통령은)나라와 국민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박 대통령이 발휘할 수 있는 마지막 애국심”이라고 역설했으며, 이날 주제인 개헌의 필요성에 대하여도 그동안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피력했다.

이 같은 손 전 대표의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건설 주장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87체제인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그 소임을 다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이 난국을 푸는데 손 대표의 역할이 매우 필요하다”고 치하, 손 전 대표의 역할을 기대했다.

또 정 의장에 이어 축사를 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손 전 대표와의 과거 인연을 말하면서 “동지적 관계에 있었다” 강조한 뒤 지금의 난국을 “비 폐권 정상지대 개헌으로 국가 대 개조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서 “개헌을 통한 7공화국을 열자는 손 대표의 취지에 공감하여 손 대표와 함께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에 찬성하는 정치권의 내부분열을 막기 위한 노력도 전개할 것”이라며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부터 비서실장, 각 수석 등은 물론 비서관과 행정관까지 청와대 공무원이 직분을 망각하여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대통령은 거국총리와 거국내각을 받고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고 말했다, 또 “현재의 대권주자들 모두가 개헌 약속이 필요하므로 정치지도자들이 한뜻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 개헌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가감없이 말했다.

이어서 등단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재의 대통령제를 “국가발전을 발목 잡는 제도”라며 그 폐단을 지적하고 개헌에 미온적인 세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이 흠모할 수 있는 대통령이 없다”고 주장한 뒤 “7공화국을 위한 개헌은 현 대통령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국회의원들의 자발적 결단을 강조했다. 그리고 또  국회의장의 결연한 자세를 주문했으며, 자신도 “개헌의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이어진 이날 토론은 3가지 주제로 진행 되었으며 제1주제인 ‘의회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박동천 전북대 교수의 발제가 있었으며, 연세대 손열 교수와 김헌태 상상정치센터장이 토론자로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어진 제2주제인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다당제 구축 필요성’에 대해서는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발제와 양재진 연세대 교수. 이종태 시사인 기자 등이 토론자로 참석,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또 제3주제인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 토대구축’에 대해서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대표가 발제자로 나선 가운데 김누리 중앙대 교수. 송채경 한겨레21 기자가 참석,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등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세균 현 국회의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손 전 대표와 함께 토론을 듣고 있다. 이날 행사는 손 전 대표의 위상을 실감하듯 행사장 안팍이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따라서 추후 손 전 대표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임두만

이날 행사는 손 전 대표의 ‘개헌을 통한 7공화국 건설’에 동의하는 많은 일반인들과 손 전 대표의 지지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나 객석이 200여 석에 불과하여 객석을 가득 채우고도 입장하지 못한 나머지가 행사장 밖에서 화면을 통해 시청하는 등 성황을 이뤄 손학규 전 대표에 기대하는 민심을 짐작케 했다. 아래는 이날 행사에서 있었던 손학규 전 대표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제7공화국의 비전과 과제

오늘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함께 참여할 사람들을 모으는 데 헌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송태호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사님들 임직원, 지지자들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재단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저를 돕기 위해 애써 오시고 오늘 이 세미나를 준비해 주신 최영찬 교수를 비롯한 자문 교수님들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찾아 주신 정세균 국회의장님, 정의화 전 국회의장님,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사회는 참담한 헌정유린, 국정농단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부로 범죄 피의자가 됐습니다. 그가 지휘하는 대한민국 검찰의 법적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어쩌다 우리 국민이 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범죄 피의자에게 맡기게 되었습니까? 이 나라는 지금 털끝까지 병들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망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현명하고 위대합니다. 수많은 국난을 무책임한 위정자들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냈던 대한민국 국민의 역량이 지금 다시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1960년 4.19가 그랬고, 1987년 6월항쟁이 그랬듯이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우리 국민의 뜨거운 열기가 분출되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가 이에 응답해야 합니다. 현재의 위기가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그 원인에 합당한 대안을 찾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혼란을 최대한 빨리 수습해야 합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오늘 열리는 이 세미나가 대단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20일, 2년여의 강진생활을 청산하고 복귀하면서 저는 제7공화국의 건설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습니다.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발 국정농단사태는 6공화국 헌법체제의 총체적 폐해입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권력집중이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을 낳았습니다. 행정부와 의회 간의 권력의 불일치는 대통령의 레임덕과 맞물려 정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소선거구제에 입각한 의회의 양당제도는 지역주의를 부추겼습니다. 모두 6공화국 헌법체계가 지니고 있는 한계입니다.

이제 7공화국이어야 합니다. 7공화국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시스템의 구축을 함축하는 단어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7공화국이 추구해야 할 권력구조상의 가치를 합의제 민주주의에서 찾고자 합니다. 독일의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의한 의회제인 다당제 연립정부가 우리가 가까이 찾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저는 원래는 오랫동안 내각제에는 반대했습니다. 일본에서 보듯이 내각제의 파벌정치가 사회 발전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인 파벌주의와 지역주의가 내각제에서 더욱 확대되어 정치의 안정을 떨어뜨릴 위험성 때문이었습니다. 재벌의 정치개입도 위험했고, 남북 분단과 경제발전, 그리고 사회통합을 위해서 필수적인 정치적 효율성이 내각제에서는 담보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에 의한 권력집중이 최순실로 대표되는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으로 직결되어 온 나라가 혼란에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6공화국 헌법체제는 그 명을 다한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민주화가 진척되면서 대통령이 국회를 장악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 권력의 비효율성은 그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소위 ‘4대개혁’이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데서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저는 2013년 독일을 방문하면서 의회제(내각제)에 의한 합의제 민주주의가 정치적 안정과 정책적 연속성을 가져온 것을 보았습니다. 통일을 이루고, 원전 폐기의 에너지 개혁을 단행하고, 지역 편차를 극복한 독일을 보면서 우리나라 헌법의 권력구조 개혁을 생각했습니다. 독일에서는 1949년 정부수립이래 지금까지 8명의 총리로 나라를 지켜왔습니다. 내각제에서 몇 가지 취약점을 보완하면 독일과 같이 정치적 안정을 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2014년 1월 16일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 권력구조 토론회에서 선거제도 개편부터 먼저 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서 다당제와 연립정부 구성이 가능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헌법 개정 이전에라도 이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비등하고 최순실 사태로 비롯된 시민혁명의 상황에서는 선거제도의 개편보다는 헌법개정을 통한 권력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당제에 의한 합의제 민주주의는 어차피 권력구조의 대개편을 뜻합니다. 선거법 개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헌법의 틀 속에서 이를 완성해야 합니다. 6공화국은 이미 끝났고 7공화국으로 들어가는 마당에 새로운 권력구조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7공화국은 권력구조의 개혁 말고도 많은 개혁을 수반합니다. 경제 개혁과 사회 개혁, 그리고 남북통일을 위한 기반 조성 등 우리나라의 모든 면에서 새판짜기의 변혁을 필요로 합니다. 실로 나라의 틀을 바꾸는 일입니다.

6공화국 헌법에 명시된 경제민주화는 제도상의 선언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2015년 기준 우리 경제의 규모가 1987년에 비해 13배가 증가하고, 무역의 규모 역시 12배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은 10년이 넘게 3만 달러의 함정에 빠져 있고, 경제성장률은 3% 미만으로 고착화되고 말았습니다. 그야말로 저성장의 덫에 우리 경제가 빠져들어 있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입니다. 상위 10%의 소득이 전체 소득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4대 대기업이 전체 GDP의 60%를 차지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세계 경제대국 중 미국 다음으로 소득집중과 양극화가 심한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모두 대기업 중심,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이고, 그래서 나타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중산층의 붕괴, 청년실업, 중소기업의 몰락입니다. 헌법에 경제균형발전, 적정 소득분배에 동반한 경제민주화를 명시하고도 이에 대한 노력보다는 과거의 관성에 따른 성장정책만을 추구해왔기 때문입니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헌법 제4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 수립’을 천명하고, 이를 실천하는 방안으로 남북공동체통일방안이 수립되었으나, 들어서는 정권의 입맛에 따라 우리의 통일정책은 냉탕과 온탕을 드나들었습니다. 특히 박근혜정부 들어서서는 아예 적대적인 흡수통일방식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이제까지의 평화와 협력에 기반을 둔 통일정책에 큰 혼란을 야기하였습니다. 물론 북한의 권력질서가 교체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새로운 적대적 긴장이 전개되었지만, 핵이 없는 한반도, 상호 공존공영을 기반으로 한 통일의 기회는 멀어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30년의 세월 동안 전세계는 제3차 산업혁명을 거쳐 제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도달해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고도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과거 선진국들이 겪던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인구학적으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인력의 부족 및 부양인력의 증대에 대처하는 것이 심각한 사회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이제 의회를 기반으로 한 대의제를 뛰어넘는 직접민주주의가 실현 가능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20년이 넘어가면서 분권화의 기반도 훨씬 확대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교육시스템을 주입식 암기교육에서 자발적 창의교육으로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한류라는 이름으로 글로벌화된 우리 문화수출도 그 지속가능한 기반의 구축이 필요합니다. 모든 87년 이후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야 할 우리의 과제입니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7공화국으로의 혁명적 변화의 필요성입니다.

나는 헌법개정을 통한 7공화국의 시작을 원래 19대 대통령의 과업으로 보았습니다. 19대 대통령 후보들이 개헌을 최우선의 공약으로 제시하고 당선 후 우선 개헌부터 시행하는 것입니다. 우선 총리를 현행 헌법에 따라 임명하되 국회의 동의절차가 실제로는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분권형 권력체제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총리가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시행하도록 하여 대통령의 권한을 제약하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임명 동의와 해임건의에 강제성이 부여되도록 대통령이 공약하도록 한다는 구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국가적 초비상사태를 맞아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국무총리는 거국내각을 구성하여 과도정부를 이끌고 7공화국을 열어가는 게 순리입니다. 이때 국무총리는 여야합의로 선출하되 대통령은 국민 앞에 헌법71조에 의거, 대통령의 유고를 선포하고 모든 권한을 국무총리에게 넘긴다고 국민 앞에 공포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고 국무총리가 7공화국을 열 준비가 되는 대로 대통령은 사임하고 새 정부를 구성하면 됩니다. 이것은 이 사태가 진행된 이후 줄곧 일관되게 주장해온 저의 입장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것은 정치의 소명입니다. 지금의 시민혁명의 시대입니다. 혁명이 명예롭게 진행되어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개헌을 통해 7공화국을 열어가야 할 것입니다. 7공화국을 통하여 국민의 통합을 이루고 국가적 혁신을 통해 나라를 새롭게 발전시켜 경제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7공화국에서는 공정과 정의가 사회윤리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조선이 망해갈 때에 무능한 위정자들을 대신해 백성들이 직접 일어섰던 것처럼, 의병을 일으키고, 애국계몽운동을 벌였던 것처럼, 다시 우리 국민이 암흑을 거둬내는 희망의 촛불을 켰습니다. 입을 모아 대통령에게 ‘물러나라’ 외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위대한 국민입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저부터 책임을 통감합니다. 정치인들 이제라도 책임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성 정당과 정치인들은 여전히 무책임합니다. 의당 정치인이라면 엄중한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합니다. ‘물러나라’는 광장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사태를 책임있게 수습할 방안을 찾아 제시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일시적 비난도 감수해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새롭게 거듭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국민이 주신 기회입니다. 이번에 단지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은 개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불균등 성장과 불평등, 부패와 불의로 점철된 박정희의 유산을 청산하고,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는 거대한 기득권의 성채를 무너뜨려야 합니다. 한 마디로 구체제를 무너뜨리고, 신체제를 건설해야 합니다. 그 중심에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을 탄생시켜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국민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버렸습니다. 대통령은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냉철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편견과 아집은 애국심이 아닙니다. 진정한 애국심으로 나라와 국민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것이 박 대통령이 발휘할 수 있는 마지막 애국심입니다.

여야 정치권은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의 나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을 탄핵하고 나면 나라를 어떻게 수습하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야당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하루빨리 국무총리를 임명할 수 있도록 야당 간에 합의하고, 여당과 협의를 해야 합니다. 거국내각의 성격과 권한에 대해 여야간에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여야가 새로운 국면에서 국민에게 져야 할 책임입니다.

여야당은 이와 함께 구체제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개헌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미 개헌이 필요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제가 위기를 불러왔고 국정에 대한 논의가 국회를 중심으로, 여야간에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국정 논의가 이미 국회를 중심으로 전개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서, 개헌은 이제 필연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헌법체계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다각도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촛불정신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나가면 됩니다. 정치권이 국민의 뜻을 잘 섬기는 일은 7공화국을 열기 위한 개헌논의를 진지하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권력구조에서 시작해서 앞으로 열어나갈 국가의 기초에 대한 다각도의 논의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이러한 제7공화국의 여러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는 첫 세미나입니다. 모두 제7공화국의 정치적 골격을 형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주제들입니다. 저는 이 토론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건설해갈 제7공화국의 실질적인 대안들이 모색되고 합의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이것이 단순한 정책토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결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손 학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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