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CMS후원
2017.11.22 04:09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세계  |  미디어  |  칼럼  |  서팡게시판  |  여행게시판
 
칼럼홈 > 강기석

1,000일의 트라우마
강기석 | 2017-01-10 09:11:5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 중학 1년 때인가 2년 때인가 친구들 하고 뚝섬유원지에 놀러 갔다.
50년 전에 뚝섬은 시외버스를 타고 가야 할 정도의 시골이었다. 영동다리도 없었을 때다. 전혀 헤엄을 칠 줄 몰랐지만 그래도 모처럼 물가에 나온 기분으로 친구들 따라 물 속에 들어가 물놀이를 즐겼다. 어쩌다 혼자 떨어져 가슴 깊이의 물까지 들어갔다. 덜컥 겁이 나서 돌아 나오려는데 갑자기 발 밑이 푹 꺼지는 거다. 허우적거리면 거릴수록 점점 더 깊이 빠진다. 한참 물을 먹고 숨을 쉴 수가 없어 몽롱해진 상태로 퍼뜩 “아! 이게 죽는 거구나!”는 생각이 들 때, 다행히 주변에 있던 대학생 형님 두 분이 와서 양쪽 팔짱을 끼고 헤엄쳐 건져 주었다. “야 임마! 헤엄도 못 치는 놈이 왜 이렇게 깊은 데까지 들어 왔어!” 핀잔을 받았다.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도 모를 만큼 어렸을 때 기억이다. 물에 빠져 숨을 못 쉰다는 것이 참으로 고통스럽고 아득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 대학 때 절에 가서 공부한 적이 있다.
어느 날 쥐덫에 쥐가 한 마리 잡혔다. 이 놈이 처음에는 사람이 다가가면 좁은 쥐덫 안에서나마 반대쪽으로 달아나더니 나중에는 오히려 눈이 벌게지고 이빨을 드러내며 광포하게 사람을 공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거나 말거나 불목하니는 쥐덫을 통째로 들고 작은 연못으로 가더니 그대로 물에 담근다. 그렇게 날뛰던 쥐새끼가 물 속에 들어가더니 정말 끽소리도 못하고 버둥대다 죽었다. 비록 쥐 한 마리의 죽음이었지만 그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 며칠 입맛을 잃을 정도로 심란했다. 아직도 40여 년 전 일을 생생히 기억할 정도로 그 때 트라우마까지 생겼던 모양이다.

# 어른이 돼 서산 해미읍성을 구경갔다가 그 일대에서 끔찍한 천주교도 학살이 자행됐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상투를 묶어 나무에 매달아 죽이기도 하고, 인두로 지지기도 하고, 화살로 쏘아 죽이기도 하고, 물론 칼로 목을 쳐 죽이기도 했겠지만, 여자와 아이들을 꽁꽁 묶은 채 물 속에 빠트리고 못 기어나오게 장대로 밀어서 죽이기도 했다는 대목이 가장 몸서리쳐 졌다.

# 해방 후 좌익을 탄압할 때 보도연맹 가입자들을 철사로 묶은 채 배에 태워 먼 바다로 나간 후 물 속으로 던져 넣었다고도 한다.

내가 지난 토요일(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공기 주입 퍼포먼스 자리가 몹시 괴로웠던 이유들이다.
오늘(9일)은 세월호참사 1,000일째다.
다시 걷잡을 수 없이 가슴이 저민다.
명동성당 앞에서 오지숙 씨가 개최한 추모 합창 겸 피케팅 집회에서 김창완의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고 나서야 속이 좀 풀린다.

안녕 귀여운 내 친구야
멀리 배고동이 울리면
네가 울어주렴 아무도 모르게
모두가 잠든 밤에 혼자서

안녕 내 작은 사랑아
멀리 별들이 빛나면
네가 얘기해 주렴 아무도 모르게
울면서 멀리 멀리 갔다고…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163 









      



모바일 기기에서도 댓글 작성이 가능하도록 보완하였습니다. (현재 아이폰 기기까지 테스트 완료하였습니다.)


닉네임  비밀번호  269525  (스팸등록방지:빨간숫자만입력)

                                                 
같은 사람인데 왜 직책에 따라 달...
                                                 
역사를 바꿀 수 있는 100권의 책 1...
                                                 
왜 당신은 계란을 바위에 던지시나...
                                                 
공기업 적자, 정치인-자본-관료의 ...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한다” 송...
                                                 
[번역] 북한 핵 긴장이라는 환상 -...
                                                 
[천안함 항소심 8차공판] 정호원 8...
                                                 
文 ‘정체된 견고함’ 安 ‘불안한...
                                                 
국민의당 지지율 창당 후 최저… ...
                                                 
추미애, ‘X같은 조선일보’ 그날 ...
                                                 
천안함의 진실을 지킨 사람들과 박...
                                                 
‘배신자’를 위하여
                                                 
능소능대한 검사들
                                                 
누가 글로벌 인재인가?
                                                 
유권자, 즉 국민이 ‘단일화’를 ...
                                                 
홍강철( 북한 생활에 정통한 전문...
                                                 
“근혜를 보면 그 아부지를 생각한...
                                                 
[오영수 시] 임
108884 문재인 정부의 위기가 다가온다
48446 이명박, 당신이 갈 곳은 감옥이다
41057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이 “퇴...
37677 그때는 쐈고 이번에는 못 쐈다?
37524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들으시오!
28140 MB 페이스북에 ‘성지순례’ 행렬...
21611 나는 ‘모양주의’라는 말을 남용...
21520 [KAL858기 사건 30주기] ① 만들어...
19848 해경 253호 정장을 법정에 부른 이...
17583 디 애틀랜틱, ‘문재인 대통령이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3 진미파라곤930호 (주)민진미디어 | 발행.편집:신상철 | 등록번호: 서울 아01961 | 발행일: 2012.02.15 |
이메일: poweroftruth@daum.net | 사업자번호: 107-87-60009 | 대표전화: 02-761-1678 | 팩스: 02-6442-0472 | 통신판매: 2012-서울영등포-0188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고/사업제휴문의 | 기사제보 | 칼럼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