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CMS후원
2017.06.24 17:45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세계  |  미디어  |  칼럼  |  서팡게시판  |  여행게시판
 
칼럼홈 > 정운현

대죽마을 ‘말 무덤’의 교훈
야당이 정부 비판만 한다고 해서 존재가 우뚝 서는 것은 아냐
정운현 | 2017-06-14 14:33:4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서안동 IC에서 916번 국도를 따라 한참을 달리면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대죽마을에 다다른다. 90여 호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뒷산에 올라서 보면 영락없는 키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을의 왼쪽 끝단, 즉 916번 도로와 맞닿는 지점에는 제법 널찍한 솔발 언덕이 하나 있다. 그 청솔밭은 마치 송곳니를 허옇게 드러내고 짖어대는 길짐승의 주둥이 형상을 하고 있다.

예부터 이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다. 500여 년 전 어느 날, 탁발을 나온 스님 한 분이 마을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마을이 떠나갈듯이 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러웠다. 스님은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싸우는 소리를 경청했다.

“김씨! 말 좀 똑바로 해! 입 찢어졌다고 나오는 대로 함부로 씨부렁거리냐?”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제. 너 잘난 척만 하고 다른 사람 흉이나 보는 그런 못된 버르장머리 어디다 써 먹을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삿대질을 해대며 좀체 화를 그칠 줄 몰랐다. 스님은 못들은 체 발길을 옮겼다. 그런데 동네 한 켠에 다다르자 이번에는 동네 젊은이들이 서로 고함을 지르며 싸움박질을 해댔다. 스님은 속으로 탄식을 하면서 동네에서 제일 부잣집에 들러 탁발을 했다. 그리고는 지나가는 말로 집주인에게 한 마디를 던졌다.

“이 동네는 말로써 패망하게 생겼어. 좌청룡은 개의 아래턱 모습이고, 우백호는 위턱의 형세라 개가 마구 짖어대니 마을이 항상 시끄러울 수밖에…”

집주인은 집을 나서는 스님을 따라가 동네를 구할 비방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스님은 말없이 그저 목탁 끝으로 마을 끝자락 왼쪽 솔밭 가를 가리키고는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며칠 후 집주인은 동네의 각 문중의 대표들을 집으로 불러 모아 스님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 자리에서 집주인은 마을의 화평을 위해 특단의 방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경북 예천 대죽리 대죽마을에 있는 ‘말 무덤’. 안내판과 함께 바위에 글귀가 새겨져 있다.

주민들은 논의 끝에 싸움의 씨앗이 되는 말들을 모아 각자 ‘말 지방(紙榜)’을 써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는 이를 개 주둥이처럼 생긴 솔밭에 묻었는데 이것이 바로 대죽마을의 ‘말 무덤’, 즉 언총(言塚)이다. 말 무덤으로 가는 길에 있는 바위에는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말이 아니면 듣지를 마라’ ‘말 안하면 귀신도 모른다’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라’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등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새 정부의 각료 지명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연일 논란이다. 곳곳에서 거친 말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이나 능력 검증은 마땅한 일이다. 관련 법에도 규정돼 있고 국민적 기대 또한 크다. 정부의 한 부처를 책임질 장관급 인사라면 높은 도덕성과 탁월한 식견이 요구된다. 여야 할 것 없이 철저한 검증에 나서야 한다. 문제는 검증이라는 미명 하에 야당의원들의 후보자 망신주기, 인신공격성 언사, 성차별적 발언, 과도한 자료요구 등으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 예로 야당의 한 여성의원은 같은 여성인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를 두고 ‘여성이어서 외교장관은 안 된다’는 투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참으로 듣기 민망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또 제1야당의 대표는 제2야당의 전 대표를 향해 ‘새 정부에 무슨 책을 잡혔느냐’고 힐책하는가 하면 총리 인준을 동의해준 제2야당을 두고 ‘사쿠라 정당’ 운운하기도 했다. 자당과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이런 식의 거친 말을 쏟아내는 것은 모두 금도를 넘은 것이다. 친정부 성향 네티즌들의 ‘문자폭탄’도 마찬가지다.

야당인사의 거친 말들은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정략적인 것임을 다 안다. 그러나 야당이 정부 비판만 한다고 해서 존재가 우뚝 서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현 정권이 과거 독재정권과 같은 정권이 아닌 담에야. 잘잘못에 대해 따지고 짚을 것은 그것대로 하되 좀 더 품격 있고 정제된 언사를 사용해야 한다. 정치권이 합심하여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거친 말들의 ‘말 무덤’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싶다. 결코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국회의사당과 앞마당 전경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172 









      



닉네임  비밀번호  758558  (스팸등록방지:빨간숫자만입력)

 [1/1]   민폐  2017년6월14일 23시33분    
넘 고리타분한 사고인식

여,야 싸우지 말고 협치 잘하여 정치 잘하란다
없는놈 속이는 사기이고 정치불신조장이고 수구기득권들의 이익보호논리이다
이땅 주인이신 국민들이 지역주의 등 그 이유가 무엇이건간에 그리 싸움판을 깔아 놓고
싸우지 말라하는 심보는 뭥미

문제는
저들이 누구을 위해 무엇을위해 싸우는지 눈 똑버로뜨고 감시하고 항의해야돠는것
정선생이 뜻하는봐도 이것 일것이다

강경화
봉천동 재건축 투기 의혹
이화여고 공동학군 특혜

안경환
남자란무엇인가에서 여성비하 ,왜곡돤 여성관

도종환
색갈론 역사관
농지전용의혹

이건
의혹이 아닌

언론들의 악마의 편집 이땅수구들의 썩어빠진 골빈 주장이다


Warning: mysql_fetch_array(): supplied argument is not a valid MySQL result resource in /home/hosting_users/citios/www/column/mainComment.php on line 262
(0) (0)
                                                 
학교민주주의와 헌법교육 (하)
                                                 
너무도 ‘봉건적’인 ‘봉건조선’...
                                                 
왜 당신은 계란을 바위에 던지시나...
                                                 
공기업 적자, 정치인-자본-관료의 ...
                                                 
혼수상태로 송환된 미국인 웜비어 ...
                                                 
2016년의 관점 - 종교와 머니 게임...
                                                 
[천안함 항소심 제5차 공판 ⑥] UD...
                                                 
文 ‘정체된 견고함’ 安 ‘불안한...
                                                 
김상조의 공정위, ‘전속고발권’ ...
                                                 
‘귀농·귀촌’ 최대의 난관은 돈...
                                                 
천안함의 진실을 지킨 사람들과 박...
                                                 
박정희 탄생 100년, 그의 삶과 역...
                                                 
이명박을 변호함
                                                 
누가 글로벌 인재인가?
                                                 
유권자, 즉 국민이 ‘단일화’를 ...
                                                 
“우리는 아직도 가족들을 기다리...
                                                 
“근혜를 보면 그 아부지를 생각한...
                                                 
[오영수 시] 망각의 숲
28684 “천안함, 육지와 20m 해역 암초에...
17269 안철수의 이중 잣대
15151 왜 당신은 계란을 바위에 던지시나...
12774 우리의 갈망을 대신 짊어진 김......
11740 세월호 인양을 보며 드는 걱정과 ...
11478 ‘503호’는 채무 인정 안 하는 뻔...
8867 왜 문재인 인가?
8395 한민구와 천안함 조작사건
8214 세월호는 배다
7620 박근혜의 ‘법과 원칙’, 자신의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3 진미파라곤930호 (주)민진미디어 | 발행.편집:신상철 | 등록번호: 서울 아01961 | 발행일: 2012.02.15 |
이메일: poweroftruth@daum.net | 사업자번호: 107-87-60009 | 대표전화: 02-761-1678 | 팩스: 02-6442-0472 | 통신판매: 2012-서울영등포-0188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고/사업제휴문의 | 기사제보 | 칼럼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