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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동북아와 한국의 현주소
북일 양국이 손을 맞잡은 것은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
정운현 | 2014-07-10 08:53:5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동북아 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어제의 적이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될 상황마저 엿보이고 있다. 요금 같으면 한-미동맹, 북-중동맹이 영원하리라고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일-중-러, 소위 4강의 치열한 외교전은 마치 20세기 초의 상황을 연상시키고 있어 주목된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일본과 북한의 행보라고 하겠다. 일본은 최근 각의의 결정으로 집단자위권을 용인했다. 이는 전쟁을 금지한 현행 ‘평화헌법’ 제9조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으로 일본 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아베 내각의 전격적인 결정에 따라 내각에서 후속조치가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써 일본은 전수방위 개념에서 전쟁국가로 탈바꿈했다. 마음만 먹으로면 한국, 중국과의 영토분쟁을 무력전쟁으로 이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동북아에 긴장이 한층 더 높아진 셈이다.

 욱일승천기를 내걸고 항해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

이와 함께 일본은 2차 대전 후 여태까지 적대적 관계였던 북한과 화해의 악수를 나누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은 납치자 문제 해결을 전제로 지난 5월26∼28일 스톡홀름에서 가진 북한과의 회담에서 인적 교류, 송금, 인도적 목적의 북한선박 왕래 등과 관련한 대북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4일 납치문제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공식 개시하자 일본은 이날 각의를 거쳐 제재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양국 모두 전에 없던 신속한 조치로 화답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북일 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북일 양국이 손을 맞잡은 것은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일본의 아베 정권은 납치자 문제 해결을 통해 장기집권 포석을 두고 있는데, 실지로 납치자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경우 아베는 국민적 영웅이 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정치행보에 탄탄대로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속셈도 결코 단단치 않다. 우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수교에 이를 경우 일제 식민지배 배상금으로 300억 달러라는 거액을 손에 놓을 수 있는 동시에 일본의 대북제재 해제를 통해 미국, 나아가 유엔과의 외교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을 갖고 있는 셈이다.

최근 일본의 대북화해 정책은 미국의 동북아 정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의 일본으로서는 미국의 묵인, 혹은 협조 없이는 북한과의 전면적인 외교를 펼 입장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미국의 생각, 혹은 이익과 맞닿아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현재 미국에게 가장 부담스런 상대는 중국이다. 따라서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전위대 역할을 해준다면 미국으로서는 그 어떤 것도 용인해줄 자세가 돼 있다. 전위대로서의 일본이 강력한 힘을 가지려면 아베 정권이 굳건한 지지를 확보해야 하며 그 방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납치자 문제해결인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 후 악수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문제는 중국과 한국의 대응이다. 연초 ‘장성택 처형’ 사건 이후로 북-중 관계가 이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와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해 일본 공격에 한국과 공동보조를 맞춰 눈길을 끌었다. 시진핑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고는 서울대 특강 등 파격적인 행보를 통해 한국에 전에 없던 관심을 보였다. 이를 두고 미국 신문들은 중국이 한미동맹에 흠집을 내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때문에 당장 한미동맹에 금이 가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 역시 현재로선 미국의 품 안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고노담화’ 수정 논란이나 북일 수교협상 등에서 한국은 아무런 정보나 발언권도 갖지 못한 채 소외된 형국이다. 북한의 원산항을 놓고 러시아와 일본이 각축을 벌이고 있음에도 한국정부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과는 말할 것도 없고, 현재로선 일본과도 최악의 관계가 형성된 꼴이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에 한 걸음 더 다가간 형국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혈맹인 미국을 내팽개치고 중국에 찰싹 들러붙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변 4강을 떡 주무르듯 하면서도 실속은 실속대로 다 챙기는 북한의 외교술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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