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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노무현도 김선일 납치 때 관저에 있었다’ 팩트는?
‘전혀 다른 대국민사과의 방식’ 국민들은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
임병도 | 2017-01-12 09:01:1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근혜 대리인단은 헌재에 제출한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자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라크 무장 단체가 우리 국민 생명을 담보로 촌각을 다투던 김선일씨 남치 사건 당시도 관저에 머물며 전화와 서면으로 보고를 받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리인 측의 이런 주장은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서 서면보고만 받았다’라는 탄핵 사유를 반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대리인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오전 10시 이전 회의나 저녁회의, 휴일 업무를 대부분 관저에서 봤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박근혜 대리인 측의 주장이 합당한지, 팩트를 확인해보겠습니다.


‘오전 6시 59분에 관저에서 전화 받은 것이 문제? ’

2004년 6월 21일 오전 4시 40분 이라크 알자지라 방송은 한국인 김선일씨 피랍 사실을 공개합니다. 오전 4시 40분 주카타르 대사는 본부에 한국인 1명이 피랍됐다는 사실을 보고합니다. 오전 6시 30분 외교부 최영진 차관 주재로 긴급 대책반이 가동됩니다.

6월 21일 오전 6시 59분, 노무현 대통령은 관저에서 이종석 NSC 차장으로부터 이라크 현지 한국인 피랍 관련 소식을 전화로 보고받습니다. 7시 이전이면 정규 일과 시간도 아니고 오히려 새벽에 가깝습니다. 취짐 중인 관저에 갑자기 들이닥쳐 보고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전화로 보고했다고 봐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화 통화가 끝난 후인 오전 7시부터 관저에서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와 아침 식사를 하면서 이라크 피랍 상황에 대한 얘기를 나눕니다. 이후 본관 집무실로 옮겨 권진호 안보보좌관, 이종석 NSC 차관으로부터 김선일씨 납치에 관한 보고를 받습니다.

업무 시간이 시작되는 9시, 노무현 대통령은 본관 집현실에서 이라크 현지 한국인 피랍 상황에 대한 수석 보좌관 회의를 합니다. 이 회의는 11시 28분까지 이어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전 9시 53분에 관저에서 세월호와 무관한 외교안보수석의 서면보고서를 수령합니다. (대면 보고 아님) 이후 10시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고를 처음으로 받습니다. 그런데 오전 9시 19분부터 이미 방송에서는 세월호 사고 현장을 생중계로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정규 근무 시간이 아닌 오전 7시에 전화를 받고 그때부터 대책 회의를 했던 노무현 대통령과 일과가 시작됐는데도 관저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비교할 수가 있을까요? 박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할 수록 오히려 손해입니다.


‘노무현의 관저 정치? 일요일에 관저에 있는 것이 문제라니’

박근혜 대리인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관저에 있었다는 사실이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기 위해 또다시 노무현 대통령을 갖다 붙입니다.

대리인 측은 “‘관저 정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인이나 지인을 관저에 불러 대소사를 논의하는 일이 흔했으며”라며 한국일보 기사를 증거로 내세웁니다.

▲ 박근혜 대리인측이 헌재에 제출하며 제시했던 ‘관저 정치’ 관련 한국일보 기사

당시 한국일보 기사를 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관저 정치, 386정치를 하고 있다”라고 맹비난합니다. 그 근거는 전날 안희정씨가 “일요일에 가끔 관저에서 대통령과 식사를 한다”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휴일인 일요일에 관저에서 정치인을 만나는 일은 불법은커녕 직무유기도 아닙니다. 관저는 대통령의 휴식 공간이자 집이기 때문입니다. 혹여 근무 시간 이후에 관저에서 업무를 본다면 업무를 집으로 가져가는 시간 외 근무나, 야근이 됩니다.

대리인 측이 증거로 제시한 한국일보 기사에서는 “같은 사람이라도 관저에서 만날 때와 집무실에서 만날 때가 다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를 해석하면 관저에서 업무를 보는 것과 집무실에서 하는 것은 다르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국민이 위험에 빠졌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왜 근무시간에 본관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있었느냐가 핵심입니다. 그날은 휴일도 아니었고, 그 시간은 새벽도 아니었습니다.


‘전혀 다른 대국민사과의 방식’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의 미래’에서 “이라크에 파병했죠, 그죠? 그것 말고도 국가적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말하는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한 게 있을 거예요”라고 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라크 파병으로 김선일씨가 피랍되고 사망한 사건은 노무현 대통령이 비판 받을 일 중의 하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선일씨가 사망한 다음 날인 2004년 6월 23일 ‘김선일씨 사건과 관련한 대 국민 담화문’을 발표합니다. 노 대통령은 ‘고인의 절규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라며 ‘머리숙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말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참사가 벌어지고 14일 만에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이마저도 ‘국무회의’ 시간에 했습니다. 참석자가 유족이나 실종자 가족도 국민도 아니었고, 생방송도 아니었기에 ‘대국민사과’라고 부르기도 모호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2004년 7월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참여정부의 김선일씨 피랍 사망 사건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심판을 하는 와중에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관저에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니, 노무현 대통령도 관저에 있었다는 해괴한 논리와 물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295명이 사망하고 아직도 9명의 미수습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는 엄청난 사건을 국민을 아직도 아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언제 일어났는지조차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잊고 살아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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