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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TV조선의 ‘안경환 판결문’ 입수 경위
채동욱 축출 수법과 유사했던 안경환 혼인신고 보도
임병도 | 2017-06-20 09:08:5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사퇴했습니다. 안 전 후보자가 낙마한 결정적 계기는 과거에 있었던 ‘혼인신고’ 때문입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6월 16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혼인무효확정판결문’을 공개하고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TV조선과 이데일리는 주광덕 의원이 국회에서 ‘혼인무효확정판결문’을 공개하기 전에 관련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도대체 이들이 어떻게 ‘혼인무효확정판결문’을 입수했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는 점이 무엇인지 정리해봤습니다.


‘공개는 적법, 그러나 과정은 계속 의혹’

주광덕 의원이 법원의 혼인신고 결정문을 공개한 자체는 위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① 전산화 작업으로 당일에 받았다?

주광덕 의원이 혼인신고 결정문(이 사건은 혼인이 무효임을 밝히는 심판사건으로 판결문이 아닌 결정문)을 입수한 날짜는 6월 15일입니다. 주 의원이 국회 의정 전산시스템에 의해 신청한 날짜도 6월 15일입니다. 법원 결정문을 당일 날 받은 셈입니다.

주광덕 의원은 전산화 작업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일에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976년 판결이라 전산화한 것은 없어 판결문 원본을 찾은 뒤 스캔해서 개인정보를 가린 뒤 요청 당일 주광덕 의원실에 제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② 법원사무관의 기명날인이 없었다?

주광덕 의원은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사무관의 기명날인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가사소송법 제10조 2항 (기록의 열람 등)’을 보면 ‘발급되는 재판서·조서의 정본·등본·초본에는 그 취지를 적고 법원사무관등이 기명날인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라도 법을 정확하게 지켰는지 아닌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과 절차는 언제라도 지켜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③ 위원회 의결이 필요했으나 관례상 하지 않았다?

이정렬 전 판사는 법원에 판결문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위원회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인사청문회법 제12조 (자료제출의 요구 등)을 보면 ‘위원회는 그 의결 또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공직후보자의 인사청문과 직접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기타 기관에 대하여 요구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주광덕 의원은 강제 규정이 아니므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주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먼저 자료를 받고 사후에 추인을 받는 것이 국회의 오랜 관례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주광덕 의원의 결정문 공개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제기된 입수 과정의 의혹은 정확한 해명과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수상한 TV조선의 안경환 판결문 입수 경위’

④ 주광덕이 주지도 않은 판결문, TV조선은 어떻게 입수했나?

주광덕 의원이 결정문을 공개한 날짜는 6월 16일 오전 9시, 그러나 TV조선은 6월 15일 저녁 7시 39분에 ‘[단독] 안경환, 여성 도장 위조해 혼인신고…”혼인 무효”라고 보도합니다.

주 의원은 자신은 TV조선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6월 16일 다른 법사위원들이 신청하기 전에는 오로지 주광덕 의원만이 판결문을 신청했습니다.

가정법원의 결정문은 이해당사자, 즉 본인들 이외에는 엄격하게 관리돼야 합니다. 그런데 TV조선은 주광덕 의원이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결정문을 입수했습니다. 그 입수 과정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⑤ 가사소송법을 위반한 이데일리의 결정문 인적사항 공개

TV조선은 혼인무효 결정문을 원본이 아닌 그래픽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6월 15일 저녁 8시 51분에 이데일리가 공개한 결정문에는 청구인의 주소 등 인적사항이 기재돼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삭제됨)

가사소송법 10조(보도 금지)를 보면 ‘가정법원에서 처리 중이거나 처리한 사건에 관하여는 성명·연령·직업 및 용모 등을 볼 때 본인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신문, 잡지, 그 밖의 출판물에 게재하거나 방송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데일리의 보도는 현행법을 위반한 셈입니다. 비록 삭제했지만, 입수 경위는 물론이고 인적 사항 공개에 대한 법적 책임론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⑥ 사전에 유출한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주광덕 의원은 사전에 누가 판결의 내용을 유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앞서 보듯이 결정문 사본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을 TV조선과 이데일리가 보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주광덕 의원이 공개한 결정문과 언론사가 공개한 결정문이 다르다’라며 ‘언론사가 어디서 결정문을 입수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누가 결정문을 유출했는지, 이 부분은 수사와 조사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법적 문서를 당사자가 아닌 언론사가 입수할 수 있다는 자체가 법적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 2013년 9월 6일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한 여성과 10여 년간 혼외관계를 유지하며 아들까지 낳았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PDF


‘채동욱 축출 수법과 유사했던 안경환 혼인신고 보도’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보면 2013년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와 유사합니다. 2013년 9월 6일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숨겼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언론이 공식적인 루트로 얻기 힘든 가족관계등록부, 항공권 발권기록, 교육행정정보, 아파트 입주자카드 등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도대체 조선일보가 어떻게 입수했는지 모두 의아했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사전에 채동욱 검찰총장을 감찰하며 입수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를 검증하기 위해 언론이 취재하는 것과 정치 세력이 약점을 잡고 정적을 몰아내기 위한 정치 공작은 구분해야 합니다.

검찰과 사법부 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법부-검찰 개혁’을 막기 위한 세력이 이번 사건을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인사청문회 후보자의 문제점과 별도로 누가 제3자는 알 수 없는 법원 자료를 유출했고, 왜 이용했는지 명확하게 수사하고 조사해야 합니다. 과정이 공정하지 않은 보도가 이어진다면 언론이 연루된 정치 공작 사건은 언제라도 또다시 벌어질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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