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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윤석열엔 ‘신속’ 조국엔 ‘하세월’ ‘공정검찰’ 믿을 수 있나?
임두만 | 2022-04-20 07:56:5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가서 인터뷰를 시도하던 기자에게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 징역 10월이 구형됐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재판장 조수연 판사)에서 진행된 윤 당선자 주거 침입 관련 재판에서 검찰은 인터넷기반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 등 2명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주거침입)죄를 적용 각각 징역 10월을 구형한 것.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정병곤 객원 기자가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징역 10월 형을 선고 받았다. (사진 이명수 기자 제공)

앞서 지난 2020년 8월25일 이명수 기자 등 서울의소리 취재팀은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당선자가 거주하던 서울 서초구 소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출근하던 ‘검찰총장’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취재팀은 윤 당시 총장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만나 식사했다는 내용이 알려진 뒤 ‘검찰총장이 언론사 사주를 은밀히 만난 이유’에 대해 윤 총장에게 직접 그 이유를 묻고 싶어서 인터뷰를 시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당일 윤 당시 총장은 이 같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량을 타고 출근, 인터뷰는 실패했다.

그런데 이후 아파트 관리소측은 취재팀이 ‘집을 보러 왔다’는 말에 문을 열어줬으므로 취재진이 자신들을 속이고 주차장에 침입했다 하여 업무방해 및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경찰은 이 고발사건을 수사한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이첩받은 이 사건을 기소했으며, 이날 세번째 공판이 열렸다. 그리고 이 공판에서 검찰은 취재를 위해 건물 주차장에 들어간 사실을 인정한 이 기자 등에게 징역 10월형을 구형하고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일주일 후인 26일로 정했다.

그런데 이를 들여다보면 이례적인 사건처리임을 알 수 있다.

대부분 형사사건은 피고가 공소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시인한 사건이라고 해도 구형 1주일 후 선고 같은 신속처리 사례는 드물다. 특히 형사 재판부는 사건이 적체되는 경우가 많아 1주일 후 선고라는 신속한 절차로 종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에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있다.

지난 2020년 11월 경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주거지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가 취재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 기자들에 대해 기소의견을 적용, 검찰에 넘겼다.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당시 조국 전 장관 딸의 고소로 TV조선 기자 2명에 대해 경찰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이다.

해당 기자들은 그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취재목적이라며 본인의 허락도 득하지 않고 피해자가 거주하는 오피스텔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다. 이에 당시 조 전 장관 딸은 해당 기자들을 주거침입 혐의로 고소하면서 기자들이 문을 밀쳐 상처를 입었다면서 폭행치상 혐의가 있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후 경찰은 수사를 통해 기자들이 허락을 받지 않고 함께 주거지에 들어간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주거침입’에 대해 기소의견을 적용,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이후 TV조선 측은 “사생활도 보호돼야 하지만 경찰의 기소 의견은 공익 목적의 취재 활동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다. 언론자유가 자꾸 위축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지금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추가 소식이 없다.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넘겼으므로 수사가 미진하다 하여 보충수사를 요구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덮어두고 있는 것인지 아직 이 취재진이 피고로 기소되었다는 소식은 없다.

사건 발생 시기도 비슷하고 경찰이 검찰로 송치한 시기도 비숫하다. 그런데 <서울의소리>기자들은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징역형이 구형되었지만 <TV조선>기자들은 기소되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해당 기자가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것이 2020년 11월이다.

한편 주거침입에 대한 법정형은 최대 징역 3년 또는 벌금 500만 원 이하다.

대법원이 내놓은 주거침입에 대한 양형 기준을 보면 징역 10월 이상 가중처벌이 필요한 경우로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거나 지휘한 경우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2인 이상이 공동하여 범행한 경우 •계획적인 범행 등으로 되어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이날 검찰의 <서울의소리>취재진에게 내린 징역 10월 구형은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거나 지휘한 경우 또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범행한 경우 •계획적인 범행 등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대법원은 감경의 사유로 •범행가담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참작할 만한 범행동기 등을 들고 있다.

그리고 이들 <서울의소리> 기자들은 자신들의 주차장 진입에 대해 여러차례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거절되어 ‘현직 검찰총장이 대형 언론사 사주를 만난 분분에 대해 취재기자로서 필히 확인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취재목적’으로 했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검찰이 ‘취재목적’을 인정 ‘주거침입과 절도죄’를 무혐의로 처분한 사건도 있다.

지난 2018년 4월 TV조선의 한 수습기자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에 무단으로 들어가 현장에 있던 태블릿PC와 USB 등을 무단으로 들고 나온 적이 있다. 느릅나무출판사는 민간인 댓글 조작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던 ‘드루킹’ 김모씨가 운영하던 회사다.

느릅나무출판사는 이 기자를 주거침입과 절도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이 기자는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취재 욕심 때문에 물건을 들고 나왔다고 기자는 범죄를 시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기자에 대해 ‘취재목적’을 인정, 무혐의로 처분했다.

현재 우리 검찰은 국회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에 대해 검찰총장 이하 전국의 평검사까지 소수의 몇 사람을 빼고는 전원 ‘결사항전’ 중이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며 사표를 던지고 대통령과 면담 후 사표를 철회하긴 했으나 국회 법사위에 출석하여 법안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 청와대를 방문한 김로수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총장의 대통령 면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검찰이 사건처리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직접적으로 지적하고 검찰이 특정권력자 특정세력에 치우친 검찰권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피력했다.

검찰의 불공정은 또 검찰청사 앞에서의 촛불시위가 일어날 정도로 국민적 불신이 강하다. 그리고 그 같은 불신의 단초를 검찰은 스스로 제공하고 있다.

오늘(19일) 윤석열 당선자와 관련된 ‘주거침입’ 혐의 취재진은 경찰 수사 후 검찰이첩, 그리고 기소로 이어지면서 재판까지 진행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비슷한 시기 고소된 조국 전 장관 딸과 관련된 ‘주거침입’ 혐의 사건은 아직까지 기소되었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더구나 미운털이 박힌데다 ‘대통령 당선자’를 취재하려 한 언론사 기자는 피고가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가중처벌’로 보이는 징역 10월형을 구형하고, 대형 언론사인 조선일보 계열사 소속인 TV조선 기자는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했다는 이유와 습득물인 노트북과 USB를 돌려줬다며 무혐의로 처분한 것을 쉽게 이해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검찰총장까지 나서서 국회가 추진하려 하는 검찰 개혁안에 대해 ‘국민들이 손해’라며 반발하는 검찰의 입장은 이런 차별적 사건처리만으로도 설득력이 없다.

반대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당선자의 눈치를 보느라 ‘보복적 가중처벌’을 한 것이라는 언론사와 해당 기자의 반발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에 일주일 후 이 사건 선고 공판에서 어떤 형량이 내려질 것인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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