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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제2을사늑약’이라던 ‘지소미아’ 종료는 당연한 결정
임두만 | 2019-08-24 08:54: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5년 위안부 합의, 2016년 지소미아 체결, 박근혜 정권이 남긴 치욕스런 외교 결과물들이 지워졌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언필칭 보수라고 하는 정치집단은 이를 두고 ‘조국’에게서 국민들 눈 돌리기니, 국익을 망각한 근시안적이고 경솔한 행동이니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 협정들은 체결 당시 국민적 저항을 받은 협정들이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KTV 갈무리 © 신문고뉴스

특히 지소미아는 이명박 정부가 비밀리에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고도 국민여론이 좋지 않자 체결을 포기했던 사안이었다. 이는 조선일보도 인정한다.

조선일보는 23일 이에 대해 “지소미아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검토·추진됐지만 ‘밀실 추진’ 논란이 일면서 서명식 50분 전에 체결식이 취소되는 등 체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지소미아 체결을 추진했던 조세영 현 외교부 1차관(당시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은 밀실 추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직에서 해임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조선일보는 ‘밀실추진 논란’으로 물타기를 하지만 실제 당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정부 내에서 조차 반론이 심했다. 이에 그 상태로는 국민설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정권 내부에서 한 까닭에 외교부 담당국장을 보직해임하는 것으로 막았다.

시계를 뒤로 돌려 지소미아 관련 사안을 더듬으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북한주장, 우주탐사 로킷 발사)을 발사하고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에 한미일 3국간 군사정보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돌면서 2010년 10월 일본에서 먼저 한일간 군사정보공유 협장의 체결을 제안했다.

협정체결 논의는 2011년 본격화 됐다.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이 그해 1월 만나서 협정 체결의 필요성에 대한 공식 논의를 시작한 다음 2012년 6월26일 이명박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지소미아를 상정해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과 시민단체, 여론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앞서 거론했듯 이명박 정부는 협정 서명 50분을 남기고 협정체결을 취소했다.

그랬던 사안을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1월 초 도쿄에서 과장급 실무협의를 두 차례 한 뒤 22일 국무회의에서 졸속 의결해 하루 만에 서명식까지 끝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졸속적 협정체결에 대해 이를 취재하던 기자들까지 ‘제2의 을사늑약’이라며 카메라를 내려놓고 취재를 거부하는 등 반발강도가 심했다.

▲2016년 지소미아 협정 체결을 발표할 당시 ‘제2의 을사늑약’이라며 취재를 거부한 기자들이 카메라를 내려놓고 있다. (당시 자료사진)

그리고 이 협정은 결국 체결 후 단 29건의 군사정보만 양국간 주고받으며 3년이 채 안 되게 유지되었으나 결국 종료되었다. 따라서 이번 문재인 정권의 종료 결정은 ‘제2의 을사늑약’을 파기한 결정으로 칭찬을 받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지금 보수언론이나 보수정치권은 이 협정 종료를 결정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보수언론들은 ‘전문가’를 내세워 ‘잘못한 결정’이라고 비판한다. 지금 이 종료 결정에 일본이 당혹해 하고 반발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보도하고 마치 큰일이라도 난 것으로 호도한다.

그러나 지금 정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시국이 아니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꼬마 로킷맨’이라고 하는 시기가 아니라 “그는 나의 절친한 친구”라고 하며, 협상으로 북의 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중이다. 남북은 정상들이 서로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데탕트를 모색하는 중이지만 일본은 안보상 중대한 문제가 있어 한국에 관련물자 수출을 규제하는 시국이다.

따라서 돌이켜보면 이번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는 현재의 한일간 무역전쟁 역사전쟁과는 별도로 매우 자연스런 외교적 행위이다. 즉 일본이 우릴 적국으로 취급, 안보상 물자수출을 규제하는 정도인데 우리의 군사정보를 그런 적과 공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아베는 침묵을 깨고 “한국이 국가간 약속을 지키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는 아베가 스스로에게 해야 할 말이다. 지금 국가간 약속을 어기는 쪽은 아베 자신이며 일본이다. 아베와 일본은 한국을 적국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들이 우방에게 적용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 것은 바로 한국이 적국이란 뜻이다. 적국과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나라는 없다. 적에게 군사정보를 넘긴다는 것은 나라를 넘긴다는 뜻이다. 결국 다시 말해도 지소미아는 종료되어야 할 운명이었던 셈이다. 보수언론이나 보수정치인들은 이런 기초적 문제부터 돌아봐야 한다. 그들이 진정코 친일파가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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