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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니칩거의 달인 박근혜, 또 몽니칩거 통할까?
朴 환한 웃음, 조원진 ‘거실이 춥다’의 정치적 함의
임두만 | 2017-03-15 09:08:0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2일 청와대에서 삼성동 사저로 퇴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표정이나 행동으로 헌재의 판결을 절대로 수긍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카메라에 잡힌 그는 탄핵으로 파면되어 일반인으로 강등된 표정이 아니라 임기를 마치고 돌아 온 승자의 표정 같았다.
   
환한 웃음, 여유로운 표정으로 주변인들과의 악수, 중계 카메라에 잡힌 그의 얼굴은 일각의 ‘자살우려’같은 생각이 얼마나 부질없는 생각이었는지를 알게 했다. 박근혜의 청와대 퇴거를 중계한 방송사 앵커들은 앞서 청와대를 떠날 때도 청와대 현직 경호원까지 약 500여 명의 직원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고 알렸다. 탄핵으로 파면되어 쫓겨나지만, 이날도 그는 매우 당당한 행보를 한 것이다.

▲지자자들의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 자동차가 삼성동 사저 앞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다. © 신문고 뉴스

여기에 그는 “시간이 지나면 진실을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 헌재의 판결을 승복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는 자신을 따르는 친박계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에게 “나는 죽지 않았다. 나를 따르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런 정치적 행보는 이번 한 번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7년 8월 이명박 후보에게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삼성동에 칩거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는 치열한 접전 끝에 1.6%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그래도 그는 흔쾌하게 승복했다. 하지만 승복 후 그는 곧바로 삼성동 자택 칩거에 들어갔다.
   
경선이 치열했으므로 양측은 앙금이 깊었다. 대선후보가 된 이명박 쪽에서는 이 앙금의 치유가 시급했다. 그 치유의 명약은 박근혜의 “이명박을 도와라. 나도 돕겠다”는 한마디였다. 하지만 박근혜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당원으로서 의무와 도리는 다하겠다”는 언급이 가장 우호적 언급이었다. 때문에 친박 지지자 일부는 이회창에게로 갔고 친박계 정치인들은 정중동이었다.
   
이후 박근혜는 대선에서 이명박이 승기를 확실히 잡은 11월 30일에야 유세장에 섰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 전남 무안군 해제면 5일 장터에서 전남 유권자를 상대로 첫 거리유세를 벌였다. 하지만 그의 첫 유세는 ‘박근혜 사단’이 대거 함께 했으나 이명박 측에서는 몹시 떨떠름해 했다. 하필이면 이명박 우호표가 거의 없는 호남, 그것도 김대중 전 대통령 안방이 첫 유세장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몽니칩거는 이듬해 4.13 총선 공천 당시 절정을 이뤘다. 당시 당권을 잡은 친이계는 친박 압살공천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친박을 솎아냈다. 이에 박근혜는 삼성동에 칩거하며 울분을 삭이다가 “국민도 숙고 나도 속았다”는 한마디를 내놓고 대구 달성의 자기 지역구로 내려갔다. 이 신호는 한나라당에서 친박계의 대거 탈당으로 이어졌다.
   
서청원-이규택은 ‘친박연대’라는 신당을 창당, 세력을 규합했으며, 김무성(부산)은 한선교(경기) 이계진(강원) 최구식(경남) 등을 엮어 ‘친박 무소속연대’를 구성, 총선에 임했다. 대구 달성에 칩거한 박근혜는 정당이 다른 이들의 지역구를 직접 방문하여 지원할 수 없었으므로 동영상을 제작 공급했고, 이들은 박근혜와 찍은 사진, 동영상 등으로 활용 선거운동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친박연대 14명, 친박 무소속연대 12명의 당선자를 내므로 공천에서 학살을 당했지만 이들 모두가 한나라당에 복당, 기존 한나라당 내 친박계와 합세, 옹골진 친박계를 형성했다. 당권 대권은 이명박과 친이계에 있었으나 이명박은 세종시 행정수도 건에서 박근혜에 완패했다. 이후 계속적으로 나타난 이명박 자원외교의 허상, 경제정책의 실패는 다시 박근혜를 불러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세력규합이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이란 결과물까지 얻어낸 것이다.
   
즉 돌이켜보면 박근혜는 정치적으로 어렵고 힘들 때 삼성동이나 대구에 들어 앉아 몽니를 부리면서 ‘단문의 메시지 정치’를 통해 세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썼다. 그리고 그것은 매번 성공했다. 왜? ‘우리 근혜양을 나쁜 놈들이 괴롭히고 있다’는 이미지 정치가 ‘박정희-육영수’ 향수 세력에게 먹혔음이다.
   
13일 친박계 정치인들 움직임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헌재불복’ 언어의 구사는 결국 이런 계산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다시 박근혜를 정점으로 세력규합에 나선 것이 그렇다.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 의원들은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총괄, 윤상현·조원진·이우현 의원이 정무, 김진태 의원이 법률, 민경욱 의원이 대변인, 박대출 의원이 수행 업무를 맡는 식으로 박근혜를 정점으로 한 조직의 구성을 결의했다. 또 장외는 박사모가 정점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등 친박 단체들이 '친박당' 부활을 노리며 새누리당 재건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은 “정당이 아니고서는 우리 자신을 보호하지 못한다”면서 “이게 우리의 혁명 정부가 될지 모른다”는 말로 친박당 창당을 시사했다.
   
이들은 이미 ‘박사모’ 카페를 통해 입당원서를 배포했으며 탄핵반대 집회에서도 입당원서를 받았다. 앞서 이들은 이미 지난달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새누리당(가칭)창당준비위원회’라는 명칭으로 중앙당 창당 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하고 ‘새누리당’을 당명으로 확보한 상태다.
   
이어 오는 16일에는 친박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에서 ‘새누리당(가칭)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박사모 전체메일을 통해 “김진태 황교안 시대의 부름에 즉각 나서라”며 이들의 대선출마를 종용했다. 즉 이들이 대선출마를 선언하면 이들을 정점으로 친박당을 세우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박근혜식 몽니칩거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아니 어쩌면 철저하게 실패할 개연성이 더 높다. 일단 박근혜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가 너무 나쁘다. 소수의 강성 지지자는 그대로 있지만 여론을 형성하는 일반 지지자는 이미 다 떠났다. 박근혜 하나로 표를 찍어주던 ‘우리 박근혜’ ‘우리 근혜양’ 세력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박근혜 삼성동 퇴거 시 텔레비전 중계에 나타난 강성 지지자들의 모습을 본 일반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혀차는 소리가 들린 것이 바로 답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의 몽니를 받아 줄 거대세력도 없다. 이미 보수정당은 2개로 쪼개져 있다. 바른정당이 떨어져 나와 정통보수를 자임하고 있으며 자유한국당 또한 강성친박 몇을 제외하면 최소한 이번 대선을 통해 진영 내 좌장의 입지를 굳히려고 한다. 이에 인명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국민 마음에 걱정을 끼치고 국민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당도 불가피하게 단호한 조치를 해나갈 수밖에 없다”며 친박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따라서 이들 강성 친박들이 자유한국당을 탈당, 신당을 창당하기에는 그 토대가 너무 협소하다. 이에 탄기국 측은 “[긴급] 투트랙 전략, 자유한국당 탈당계 제출 보류”라는 단체 메시지를 날려 한편으로 자유한국당 접수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은 친박이 진보의 강성 친노와 같이 보수진영의 분열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게 친박은 소멸되어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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