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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유아에 독서, 논술도 모자라 줄넘기 구르기 사교육까지…
김용택 | 2017-03-20 08:44:4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대한민국은 사교육 천국이다. 아니 사교육에 미친 나라라고 표현해야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초등학생이 아니다. 만 5세 아동 10명 중 8명(전체아동의 84%)이, 만 2세 아동 10명 중 3명(전체 아동의 36%) 이상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육아정책연구소가 ‘영·유아 사교육 노출,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보고서에 발표한 내용이다.

2세 유아가 받는 사교육 중에서는 한글, 독서, 논술 등 국어(28.6%)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체육(15.1%), 미술(14.5%), 과학·창의(10.2%), 수학(7.9%), 영어(7.7%) 순이었다. 5세 대상 사교육도 국어(24.5%)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체육(19.0%), 수학(17.3%), 미술(11.0%), 음악(9.4%), 영어(5.5%), 과학·창의(5.1%) 등이다.

학생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사교육 시장은 지난해도 고공행진을 계속해 지난 한해 사교육에 쏟아 부은 사교육비만 해도 18조 원으로 학생 1인당 월평균 25만 6,000원이다. 그것도 교육부가 자기네들이 잘못한 것을 알기나 한 듯 액수를 줄이려고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시킨 꼼수 통계다. 실제로 사교육을 받는 학생만을 대상으로 계산하면 1인당 사교육비는 37만 8,000원으로 올라간다. 여기다 EBS 교재 구입비나 방과후학교 비용, 어학연수비까지 포함한 실제 가정에서 부담하는 사교육비 액수는 50만 원을 웃돌지 않겠는가?

학교급별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고교의 경우 2012년 44만 2,000원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 2016년의 경우 49만 9,0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는 해마다 공교육정상화를 시키겠다며 ‘대입전형 간소화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발표하지만 3,600여 가지가 넘는 난수표입시전형은 아직도 그대로다. 올해 전체 대학 입학정원의 73.7%를 모집하는 수시모집은 학생부 교과 40%, 학생부 종합전형 23.6%, 논술전형 3.7%, 실기 위주 5.3%, 기타 1.1%를 선발한다.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도 않는 비교과, 논술까지 모두 준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사교육비가 줄어들기를 기대하겠는가?

소득별 사교육비지출내용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이명박 전대통령은 이를 두고 ‘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막겠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해마다 언론은 앞다퉈 ‘고교별 서울대 신입생수 톱10’을 발표하고 그 순위에 따라 전국의 명문고 서열이 매겨진다. 서울대를 졸업한 200만 명이 지배하는(?) 나라… 해마다 서울대 3,136명(2017년 모집인원)의 선발을 위해 벌이는 이 경쟁은 가히 살인적이다. 소득 700만 원 이상 최상위 가구와 소득 100만 원 미만 최하위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 격차는 8.8배라는데… 경제력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 나는 이런 게임을 두고 공정한 경쟁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사람들은 학교 폭력을 말한다. 학교마다 구석구석에 CCTV를 설치하고, 학교 안에 학교폭력위위원회를 만들고, 위클래스, 위스쿨도 모자라 정부가 나서서 폭력과의 전쟁까지 선포해 놓고 있다. 교육부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저지르는 이 살인적인 입시전쟁은 폭력이 아닐까? 오죽하면 혼기를 앞둔 젊은이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가임기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있을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혼여성이 출산을 꺼리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높은 자녀교육비 부담 때문이라는 것은 이러한 현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SKY를 진출을 놓고 벌이는 3,600여 가지 입시전형… 우리도 프랑스 학생들처럼 ‘사랑은 의무일 수 있는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와 같은 바칼로레아를 치르면 안될까? 일정 점수만 받으면 프랑스 어느 대학에도 입학할 수 있는 그런 수능을…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민주의식, 비판의식, 역사의식… 을 기를 수 있는… 대학을 자격고사제로 바꾸고 대학평준화만 이루어진다면 왜 그 살인적인 난수표 풀이 입시전쟁에서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 학교폭력을 말하기 전 국가가 저지르는 입시폭력부터 멈춰라. 그것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 대한 국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의가 아닌가?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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