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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홍콩의 벤처이야기 “홍콩수출짐꾼2” 5
독점품목 HIGH VOLTAGE TRANSFORMER
향암 | 2019-08-26 13:46:4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5. 독점품목
HIGH VOLTAGE TRANSFORMER

무엇을 해야 할까? 를 스스로 찾기 위해서 주로 HKTDC의 자료와 잡지를 참고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방법은 정말 실낱 같은 희망을 찾기 위한 바늘귀 작전이었던 것이고 누군가를 알게 되거나 소개받아서 큰 물줄기를 쉽게 찾았어야 했다고 여긴다. 그래서 망망대해에 배를 띄워보듯이 어떤 하나의 상품을 가지고 전시회에 참가해서 불특정 미지의 상대들과 만나보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기에 이미 신청했던 HKTDC의 건강미용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초청장을 받은 상상전자 거래선들이 축하 화환을 보내주고 전시장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의 주택사정이 저택이 아니었기에 원적외선사우나를 쉽게 주문하는 고객은 없었다. 그 중에서 역시 의리와 정을 유지했던 CENTRAL ASIA의 부사장 미스터 프랭키가 찾아왔다. 이제는 여비서가 아내가 되어 함께 찾아왔다. 반갑게 인사는 했으나 어쩌면 ‘왜 우리가 함께 일하자고 하는 것은 안 하고 왜 이런 생소한 품목을 가지고 돈 들여서 전시회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을 것이다. 미스터 프랭키는 자기도 사무실을 독립했다고 했다.

노보특은 깜짝 놀라면서 ‘아버지하고 함께 일하는데 무슨 독립이 필요하냐?’고 반문하니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민 명함에는 CALIFORNIA TRADING COMPANY의 사장으로 돼 있었다.

이제 상상전자 거래 회사가 아니므로 자기하고 협력을 해서 한국산 제품을 수출하는 일을 해보자고 했다. 노보특은 우선 전시회기간이니 이 전시회 끝나고 만나기로 했는데, 새 사무실은 노보특의 이사한 대생은행과 가까운 마카오훼리 부두건물에 있었다.

전시회는 대성황이었다. 특히 노보특의 회사 A-Dragon Corporation BOOTH가 최고의 인기장소가 되었다.

HEALTH MATE브랜드의 원적외선사우나가 홍콩에 생소하기도 했지만 노보특의 여비서인 Miss SARINA Wong이 워낙 미모의 얼굴과 몸매를 지녔고 아마 전시회를 위해서 안 하던 화장을 매우 짙게 한 것 같은데 노보특도 몰라볼 정도로 눈부신 미모를 발휘하고 있었다. 그런 홍콩미녀가 원적외선사우나 안에 앉아서 모델처럼 보이니 신문사와 TV방송사카메라 기자들이 붐비기 시작했고 드디어 홍콩의 유명 코미디언이 원적외선사우나의 모델로 촬영을 하고 노보특은 잘 몰라봤지만 2년전의 미스 홍콩이 영화배우도 하고 있었다는데 전시장에 둘러보러 왔다가 원적외선사우나에 꽂혀서 TV카메라들이 몰려드니 자연스럽게 홍보는 되었지만 노보특의 사업 성과와는 무관했다.

그러나 이 전시회로 인해서 첫 여비서의 미모가 소문이 나면서 결국 여비서를 잃게 된다.
다음 날 아침에 대생은행 사무실 문 앞에 꽃다발이 열 개나 쌓여 있는 것이었다. 홍콩사내들의 열정도 대단하다고 여기게 되었는데 한 청년은 매일 꽃다발을 손에 들고 닷새 동안을 사무실에 찾아와 문 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

물론 Miss SARINA는 무시했고 모든 꽃다발을 버리듯이 건물 경비원이나 청소부에게 주었으나 꽃다발에 꽂혀 있던 카드는 뽑았던 모양이다. 여비서 Miss SARINA는 그렇게 일체 상대를 안 하는 것 같았고 매일 찾아온 청년은 노보특이 보기에도 점수를 못 딸 것 같았는데 열흘쯤 지나니까 꽃다발 숫자가 줄더니 아예 더는 오지 않았다.

그런데 여비서의 출근이 늦어지고 얼굴색이 피곤해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보특이 Miss SARINA, come here, please. 라고 사장실로 불러 언니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언니의 부탁은 일자리만이 아니고 동생에 대한 안전도 포함하고 있으므로 하필 전시회를 계기로 네 인생에 새로운 영향이나 변화가 있다면 좋은 것은 상관없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나도 네 언니에게 곤란해질 수 있으니 조심해주기 바란다고 했더니, 걱정은 안 해도 되고 전시회와 무관하게 따라다니던 남자가 있었는데 요즘 만나기 시작했고 그 남자 친구가 장차 미국으로 이민 가서 살자고 하면서 자기 친척회사에 근무하라고 해서 아무래도 노보특 사장님을 오래모시지 못하고 이 달 중에 옮겨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홍콩은 새 직장을 신문 광고를 보고 두 시간 내에 월급을 더 올려서 옮길 수 있는 곳이었기에 회사를 바꾸겠다는 것은 흔한 일이고 잡을 수도 없는 일이라서 공연히 말을 했나 싶었지만 어차피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집에 가면 네 언니에게 안부나 잘 전해 달라고 하면서 면담을 마쳤다.

그러나 그 다음날 여비서가 한 말은 사실과 다른 사정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노보특은 참한 여비서를 제대로 못 구하고 구하면 얼마 안 가서 계속 바뀌게 된다. 그래서 미혼자가 아닌 기혼자를 뽑아도 무슨 사정이 그리도 다양한 지 그냥 계속 근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상상전자 홍콩지점에서 노보특의 현지채용 남자 직원이었던 졔프리가 전시장에 찾아왔었다. 노보특이 회사를 그만 두게 된 후에 만나지 못했는데 우연히 TV뉴스에 전시회와 노보특이 보여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원적외선 사우나 견본 안에 모델처럼 앉아 있는 Miss SARINA Wong을 발견하고 얼마 주고 계약한 모델이냐고 묻는 것이었다. 계약 모델이 아니고 회사의 여직원이라고 했더니 소개를 해줄 수 없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노보특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사귀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노보특이 말해주기를 ‘사귀고 싶다면 네 스스로 사귀어지도록 너를 소개하고 그렇게 해보라’고 하였다.

슬쩍 눈치를 보니 제법 중학교부터 영국 유학까지 다녀온 부잣집 아들 졔프리가 제대로 말도 못 걸면서 여비서 주변을 맴돌더니 돌아갔다. 그리고는 전시회가 끝난 그 다음 주에 대생은행 사무실로 찾아왔다.

여전히 졔프리는 Miss SARINA를 쳐다보고 있지만 여비서 Miss SARINA는 눈길을 안 주고 있었다.그랬던 졔프리가 여비서가 퇴사한 후에 대생은행 사무실에 또 찾아왔다. Miss SARINA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노보특에게 왜 여비서가 그만 두었는지 아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노보특은 Miss SARINA에게서 들었던 대로 친척 회사에 갔다고 했더니 그게 아니고 남자 친구하고 동거를 시작했다고 하는 것이었다.노보특이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동거를 시작한 놈이 바로 제 친구라는 것이었다. 자기가 그 친구보다 못한 게 없는 데 말도 안 받아주고 만나주지도 않고 친구들과 함께 Miss SARINA도 술을 같이 마셨는데 잠은 그 놈하고 잤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렇게 되었다며 왜 저를 안 도와줬냐고 따지는 것이었다. 모두 전시회 때에 꽃다발을 보낸 놈들이라고 했다.

“졔프리, 네 엄마가 너를 무척 아끼던데 너는 절제없이 헤프게 생활하더니 이제 그런 여자한테 서운하고 친구라는 녀석도 널 무시하게 되었는데 이 사실을 네 엄마가 알면 어떻게 되겠냐? 이제라도 중심 잡고 다른 여자 찾아서 어서 결혼 하거라”라고 노보특이 말해주고 돌려보냈다. 졔프리는 반년도 안 되어 미모보다는 자기 엄마가 정해준 더 부잣집 딸을 만나 결혼하였다.

홍콩에는 완차이에 건축자재 도매상을 차려서 이탈리아의 수세식 양변기를 수입판매를 시작했고 관련된 사업으로 중국 복건성의 고향에 공장을 시작했다고 해서 노보특도 졔프리와 함께 고향에 복건성에 다녀왔고 제프리의 아내도 함께 만났었다.

졔프리는 채용 면접시에 중학교때부터 영국 유학을 하면서 자기는 오로지 한국의 상상전자 제품만 사용했고 상상브랜드의 유니폼을 입은 농구단만 응원했다고 해서 가점을 주어 채용되었으나 생활이 부잣집 아들이라 그런지 절제도 없고 매일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데 ‘자기가 저축해둔 돈이 다 떨어졌으니 회사돈으로 먹게 해달라는 요청을 해 사회공부를 잘못 배웠구나’라고 해준 적이 있었다. 그런 성향과 습관으로 신혼 초부터 아내에게 꽉 쥐어진 것을 보았다.

그렇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에 뜻밖에 상상전자 홍콩법인장이 된 금장국 부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한국에서 귀한 손님이오셨는데 노보특 사장을 찾으시니 법인사무실로 빨리 와 달라는 것이었다.누구인지 물었더니 와보면 행운이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노보특은 누구인데 이렇게 전화를 다 주고 궁금하게 할까 하면서 전차를 타고 중앙시장에서 지하철 중환역과 금종역 중간의 미국은행에 있는 상상전자 홍콩법인 사무실로 갔다.

그 자리에는 처음 뵙지만 이름은 들어서 알고 있는 상상전자 TV제조사업본부장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DPC-HVT사의 한상우 사장과 이창배 무역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금장국 법인장의 소개는 한상우 사장님이 자기의 G고교 선배이시고 회사 상관이었기에 당장 노보특 사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해서 아까 그렇게 전화를 바로 이 자리에서 걸었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DPC-HVT사는 전자렌지용 고압변압기를 생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상우 사장님이 한 말씀하셨다. “내가 상상전자에서 근무할 때에는 TV처럼 전자부품을 다루는 구매나 제조를 했는데, 알고 보니 전자렌지는 전자부품보다는 전기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기부품을 상상전자에서 수출을 해본 사람은 노보특 사장이라고 하더군. 더구나 전공이 전기공학이라 딱 맞는 인재가 홍콩에 있다고 해 이렇게 찾아왔는데 우리 회사의 중국 시장개척을 맡아 달라.”고 하는 것이다.

노보특은 반응하기를, “제가 전자렌지를 직접 수출도 해보았고 전자렌지용 부품인 마그네트론, HVC는 물론 HVT 등등을 알기는 하지만 지금 중국시장을 그 품목으로 시장개척을 해서는 제 밥 값을 못해 홍콩에 살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한상우 사장은 느긋하게 웃으며‘나하고 얘기하다 보면 답이 보일 것이야’ 하면서 ‘금 법인장, 내가 저녁을 대접하고 싶은데 시간 좀 내주겠나?’ 하는 것이었다.

‘아이고~ 선배님, 죄송합니다. 오늘 갑자기 오셔서 제가 선약을 바꿀 수 없으니 저녁은 여기 노보특 사장에게 대접을 해주시고 내일 낮에는 제가 모시겠습니다.’라고 금장국 법인장이 답하는 것이었다.

‘어! 그래? 그러면 여기 왔으니 홍콩요리 잘하는 식당이나 한 군데 알려주시게. 예약도 좀 해주시고.’하더니 노보특에게 ‘우리는 저녁 먹으면서 얘기 좀 더 해볼까?’하는 것이었다. 렇게 따라 간 광동요리 음식점에서 코스 요리를 들면서 한상우 사장은 “한마디로 우리가 처음 상상전자에서 전자렌지라는 것을 개발할 때 Target Market이 미국이었는데 연간 시장 규모를 몇 대로 봤는지 기억하는가? 500만대도 아니었네. 그런데 지금 그것이 이미 1,200만대를 넘기고 있고 앞으로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며 미국 만이 아니라 이제는 중국과 쏘련이 잠 자던 시장인데 잠에서 깨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규모를 적게 잡아도 2,000만대로 보고 있네. 어쩌면 두 지역이 제대로 발전되면 5천만대는 될 것이라고 여기는데 그렇다면 우선은 현지에서 부품제조를 시작할 필요가 있고 우선 노보특 사장의 실력으로 중국에 열 군데의 전자렌지 공장을 찾아서 A4 Size의 백지에 지도를 하나 그려서 서울로 오시게”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은 답하기를 “한 사장님, 말씀은 이해하겠지만 제가 얼마 전까지 전자렌지 완제품은 물론 SKD까지를 중공에 수출했던 담당자이었습니다. 지금은 중국 땅에 전자렌지 공장이 두 군데 밖에 없는 것으로 압니다. 하나는 잘 아시는 홍콩회사가 광동성으로 옮긴 SMC이고 다른 하나는 광동성에 있다는 BAILING로 알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수량이 부족해서 제가 그걸로 생업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장기적 안목에서 그렇게 긍정적이라면 투자하듯이 지점을 개설하거나 활동비를 지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저는 받아들일 수 없는 지명입니다.”

그때, 옆에서 조용히 식사만 하고 있던 이창배 무역부장이 말 하기를 “사장님, 처음 만나서 이렇게 말씀드려도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을 수 있으니 사장님은 안 하시더라도 자리를 옮겨서 술을 한잔 하게 해주세요.”하는 것이었다.

“어! 그럴까? 노보특 사장, 잘 다니는 아는 술집이 있으면 그곳으로 자리를 옮겨 보세.”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은 출장 오신 분들을 대접해야 하는 것이 예의이지만 형편도 그렇고 입장도 그럴 형국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집으로 갈 수는 없었다.

이창배 부장은 거듭 당부하듯이 노보특에게 “우선 술 한잔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시지요. 술 값은 제가 계산하겠습니다.”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행은 홍콩 센트랄 지역에서 택시를 타고 해피 밸리의 클럽 토파즈로 갔다. 신 마마가 벌써 눈치를 채고 극진하게 모시는 자세를 취했다.

노보특이 살짝 ‘상상전자 출신 높으신 분이 저를 보러 오셨습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렇게 차려진 술상은 위스키에 한치가 안주이었다. 비스킷과 쵸콜릿도 있었다. 신 마마가 아가씨들은~? 하고 물으니 한상우 사장님이 “우리는 오늘 구경왔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술잔을 노보특과 이창배 부장이 주고받고 하는데 한상우 사장은 전혀 술을 안 마시는 것이었다.

‘아니 왜 한 사장님은 술을 안 드세요?’라고 물으니 ‘아, 나는 원래 술을 못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 이 자리가 불편하실 텐데 일찍 들어가시죠?’ 라고 물었더니 ‘호텔 가 봐야 잠도 안 올 텐데 두 사람이 재미있게 술 마시고 노래도 불러 봐’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창배 부장이 노래를 시키는데 한국 노래는 물론 영어 팝송과 일본 노래까지 매우 잘 부르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가수이었다. 학교다닐 때에 아르바이트로 가수를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창배 부장이 ‘노보특 사장님도 한 곡 불러주세요’ 하길래 전자 올갠 반주자에게 ‘블루스 리듬으로 따라오세요’라고 부탁하고 혼자 가끔 부르던 1969년 라디오 연속방송극 주제가였던 ‘가는 길은 하난 데’라는 노래를 불렀다.

가는 길은 하난 데

한마디 말도 없이
단둘이 앉아
떨리는 그 눈길이
나를 바라봤을 때
미웠던 그 세월은
눈 녹듯 사라지고
찢기운 이 가슴이
뉘우쳐 흐느낀다
아~아~
다시 못 오는
가는 길은 하난 데
하난 데
아~아~아~아~
가는 길은 하난 데

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조용해졌다. 처음 듣는 노래라고 반주자가 말했다. 그날은 그렇게 끝나고 헤어졌다.

다음 날 오후 3시에 이창배 부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우리는 노보특 사장님이 YES라고 할 때까지 홍콩에 있을 겁니다. 아직 답이 준비 안 되었으면 오늘 저녁에도 어제 저녁에 갔던 클럽 토파즈에서 만나지요. 저녁식사하고 9시에 뵐까요?’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DPC-HVT사의 두 사람은 홍콩 출장의 특별한 미션이 있었던 것이었다. 홍콩의 유일한 전자렌지 제조업체 SMC를 만나며 과거에는 한국에서 HVT를 수입해 갔는데 한번 품질사고가 생기니까 중국사람인 기술자 5명이 한국에 와서 모든 공정을 샅샅이 조사하면서 어느 공정이 품질 문제를 일으켰는지 조사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공정을 다 베끼고 스케치해서 중국 광동성에 전자렌지 공장만 지은 것이 아니고 한 마디의 질문도 없이 전자렌지용 HVT공장을 스스로 지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동시에 그것이 장차 중국에서 HVT사업이 된다는 반증으로 삼고 SMC를 거꾸로 벗겨 내고 있던 출장이었다. 부수적으로 노보특을 에이전트로 삼으면 부담없이 중국을 침투할 생각을 가지고 왔던 것이다.

그러나 노보특은 그런 것을 모른 채로 불려가듯이 밤 9시에 택시 타고 다시 해피밸리의 클럽 토파즈로 나갔다. 그냥 술 마시고 얘기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열한시에 일어났다. 그 날도 이창배 부장은 신나게 술 마시고 혼자 노래를 불렀는데 도대체 모르는 노래가 없는 것 같았다. 노보특은 무역부장이 저 정도이라면 나 같은 사장은 어찌해야 할까?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유흥도 비즈니스 스킬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다음 날은 사흘째 되는 날이었는데 저녁 식사를 같이하자는 연락이 금장국 법인장으로부터 왔다. 그래서 만난 곳은 한국식당 이화원이었다. 술도 안 마시면서 사흘 동안 중국 음식을 드신 한상우 사장이 김치찌개를 얘기했나 보다. 그렇게 첫날처럼 네 사람이 다시 만났다. 식사를 하면서 한상우 사장이 주로 얘기를 했다. 옛날 동경주재원 시절 얘기도 들려주었고 어려웠던 오일쇼크 시절 얘기도 들려주었다. 그러다가 ‘노보특 사장, 아직도 결심이 안되었나? 정말로 기회를 주는 것인데 말이야.’하는 것이었다.

노보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금장국 법인장이 ‘맡으면 좋겠구먼 왜 답을 안 했냐? 해봐! 잘 될 것 같으니 해보라고 하시겠지. 안 될 일을 말씀할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이미 소주를 열심히 마시고 있던 이창배 부장이 눈짓으로 잠깐 나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사장님 앞이라 담배를 못 피우고 있다가 담배를 피우면서 ‘앞으로 제가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노보특 사장님, 못 이기는 척 맡으세요. 충분이 밥벌이 됩니다. 제가 챙겨드릴께요.’하는 것이었다.

노보특이 이창배 부장에게 다시 물었다.

“정말로 맡아도 될 일이라고 여깁니까? 이 부장은 몇 년생인가요?”라고 물었더니, 이창배 부장이 똑똑한 목소리로 ‘예, 맡으시면 좋은 것입니다. 저는 1956년생 원숭이 띠입니다.’라고 했다.

이창배 부장이 담배를 다 피웠기에 일단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서는 두 분이 재미있는 얘기를 했는지 거듭 웃음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한상우 사장은 눈치를 챘는지 노보특 사장에게 ‘노보특 사장, 이젠 답을 해줄 수 있겠나? 나는 내일 아침에 서울에 돌아가고 싶은데 저 이 부장이 노보특 사장의 YES라는 답을 듣기전에는 한국에 안 간다고 하더군.’

“예,한 사장님, 여기 이창배 부장이 저를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함께 손을 맞잡아 최선을 다해 주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사흘이나 술도 안 드시면서 술잔 앞에 계셔주었던 것을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답을 드렸다.

그러자 모두 일어나 악수를 하였고 금장국 법인장은 ‘선배님 축하합니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그렇게 시작된 HVT 독점수출은 노보특 사장과 특히 이창배 부장의 인생에 엄청난 사연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HVT수주활동은 마치 양복재단사가 맞춤을 하듯이 양산을 하는 공산품이지만 다른 전자렌지 부품처럼 호환성이나 범용성이 전혀 없는 것이었다.

그만큼 수주 전에 확인해야 할 일 많았고 보통 한 개에 무게 4kg이 넘는 것들을 두 개 이상 견본을 제공해야 성사되는 개발프로젝트성 세일즈였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출장이 필요했을까?

한마디로 제조업에서는 세일즈맨은 교체 가능한 소모품에 불과한 것이었다. DPC-HVT사에는 사장부터 임원까지는 상상전자 출신이 많았고 대부분 구매출신 들이었다. 이 분들이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이창배 부장과 함께 중국 시장 개척을 노보특 사장의 안내로 출장을 다니기 시작하고 노보특은 이 일을 위해서 거의 꼬박 6년 동안 매주 출장을 중국으로 배 타고, 비행기 타고, 열차 타고 다니는 세일즈 인생이 시작된 셈이었다. 노보특의 생각은 돈 버는 일보다도 나를 필요로 하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에게 실망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전자레인지용 고압변압기 HVT for MWO

우선 업체 발굴도 중요하지만 주문이 되면 무거운 쇳덩이라 같은 규소강판의 철심에 구리로 된 코일을 감고 바니스 함침을 한 제품이고 화물인지라 반드시 견본도 Main Cargo도 Weight Cargo이므로 나무 상자로 포장해서 이송해야 했고, 수출도 컨테이너를 사용하여 선적해야 했으며 금액도 작지 않아서 현금 같은 T/T가 아닌 MASTER L/C (원신용장)을 받아서 다시 BABY L/C부신용장을 열어주어야 하는 Back to Back Business였기에 거래은행이 저축예금이 아닌 신용장 거래계좌를 갖고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은행에 저금이나 담보를 넣어야 해서 난감해졌다. 그 때에 전시회 끝나고 한번 보자고 했던 CALIFORNIA TRADING COMPANY를 차렸다는 미스터 프랭키가 전화를 걸어왔다. A-Dragon Corporation이 있는 대생은행이 자기가 거래하고 있는 화교상업은행 HUACHIAO COMMERCIAL BANK바로 옆이라서 은행가는 길에 들르겠다는 것이었다.

작은 사무실에 들어선 미스터 프랭키는 웃으면서 자기들도 처음에 사업 시작할 때에는 책상 하나에 전화기 2대로 시작했다고 하였다. 그래서 노보특은 ‘내가 그 사무실을 가보았지. 몽콕이었잖아’라고 했더니 미스터 프랭키는 막 웃었다. 그러더니 다시 자기하고 함께 사업을 해보자고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이 ‘도대체 무엇을 한국에서 수입하고자 하느냐?’고 물었더니, 미스터 프랭키의 답은‘지속적으로 한국은 중국보다 발전되어 있기에 새로운 기술제품이 나올 테니 그걸 남보다 먼저 받아 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보특은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

“전에는 내가 회사원이어서 일하면 결과가 월급이었는데 지금은 독립적인 회사를 가지고 있는 사업자이고 나는   소개만 해주고 커미션을 받는 일은 안 할 것인데 막상 회사 대 회사로 거래를 하려면 T/T가 아닌 L/C도 거래를 해야 하고 이럴 경우 거래은행에 담보나 보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들이 아직 미비 되어 협력하기가 간단하지 않다.”고 했더니, ‘은행 문제는 자기가 해결해주겠다’고 했다. ‘해결이라면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니 ‘그런 것이 아니고 어떻든 자기 아버지 회사가 화교상업은행과 관계가 좋고 거래 순위가 전체고객 중 2등이므로 해결해주겠다’며 ‘오늘 점심을 매니저하고 함께 하니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미스터 프랭키를 따라 화교상업은행에 들어섰다. 모두들 미스터 프랭키를 VIP모시듯 하였다.

만난다는 은행 매니저는 Mr.HO이었다. 서글서글 하고 젊어 보이는 호인 같아 보였다. 미스터 프랭키는 노보특을 Mr.HO에게 소개했다.‘작년까지 한국 상상전자의 홍콩법인에 근무했고 상상전자 전세계 주재원 중 실적이 일등이었는데 지금은 자기를 도우려고 독립을 한 A-Dragon Corporation의 동사장이라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모든 은행거래 특히 L/C거래는 자기가 보증할 테니 일체의 불편이 없도록 알아서 챙겨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상하고 과장된 소개를 한 것이었다.

Mr.HO는 OK오케이 하면서 노보특의 손을 잡아 자리에 앉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가 하라는 대로만 해주면 아무 문제없게 할 테니 전혀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사업해서 돈 많이 벌라고 하였다.

그렇게 새로운 사람을 알던 사람을 통해서 알게 되는 중국식 인맥을 거두었다. 그날은 그렇게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 셈이었고 그 다음날 은행에 다시 방문하여 Mr.HO를 만났더니 담보가 없다면 우선 현금으로 정기예금 하라는 것이었다.

당장 생활비로 묶어 둔 돈을 정기예금을 하면 쓸 수 없는데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아주 묶어 두는 것이 아니고 형식적인 절차이니 우선 하라는 대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현금으로 정기예금을 하고 그걸 근거로 L/C한도를 설정하고 그 설정액의 3배 이상의 실적이 나타나며 굴러가면 정기 예금된 돈은 돌려주고 L/C한도를 무담보 신용으로 3배를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부지런히 매월 그 한도 이상으로 거래를 유발시켜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규모가 있는 거래를 계속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전자렌지용 HVT를 목표상품으로 공장을 발굴해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부각되는 것이었다.HVT는 제품 특징이 범용성과 호환성이 없다는 것을 착안해서 노보특은 이창배 부장에게 앞으로 주문이 결정되어도 일체의 선행작업을 노보특이 분명하게 문서로 Master L/C를 받았다는 확인을 해주기 전에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단단히 못을 박아 두었다. Magnet Wire구리선은 한번 구부리면 분자의 구조가 변형되어 다시 편다고 하여도 원래상태가 안 되며 더구나 Winding권선을 해서 철심에 삽입하여 함침 건조(Varnish dipping and drying in oven)을 하면 사용하지 못할 경우 해체해야 하는 고철이 되므로 사양도 분명해야 하지만 미리 작업을 해두면 만약의 경우 제품을 만들지 않았다면 문제없으나 권선만이라도 해두면 안된다는 것을 MOTOR 생산과에서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당부를 했음에도 현장관리를 직접하지 않으면 언제나 예외 즉, 사고는 발생하는 것이 생산현장이다. 중국 MWO공장들이 홍콩회사를 통해서 개설하는 신용장이 내용으로 완벽한지 따져서 완벽할 때에만 주문을 확정하는데 생산계획에 있던 주문 미확정도 공장은 잔업이나 다른 공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속셈으로 미리 선행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어 당부했던 것이다. 그런데 미처 이창배 부장이 생산부장은 아니므로 손쓰지 못할 때에 Winding작업을 끝냈던 것이다.하필이면 아직 신용장이 안 들어왔고 첫 거래라서 맘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창배   부장이 안부전화를 걸어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한참 하다가 지나 가듯이 ‘아~참, 방금 HVT설계실 황 부장이 그러는데 이번에 AMPROLUCK에 나가는 기종은 사양에 문제가 없다고 했더니 생산라인에서 애들이 권선작업을 끝냈다고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노보특은 즉각 ‘난 그 말을 못 들은 것으로 한다.’라고 했지만 한상우 사장께는 작업은 다 했는데 홍콩에서는 신용장을 아직 안 열어주고 있다’고 보고를 한 것이다. 그러니까 회사 내에도 서로 경쟁하는 부장들이 있고 어쨌거나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실어내기 위해서는 에이전트에게 사정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압력을 넣도록 한상우 사장께 그렇게 조작보고를 했던 것이다.

홍콩에서 만나거나 한국에 갔을 때에 만나는 경우가 아니면 전화 통화를 거의 안 하던 한 사장님이 전화해서 이런 저런 안부를 묻다가 ‘그런데 왜 신용장은 안 열고 있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보특이 자초지종을 얘기해주었더니 그래도 실어낼 사람은 노보특 사장뿐이니 바로 해결 하라고 부탁 아닌 명령을 하는 것이었다.

노보특의 생각은 이미 회사 대 회사의 상도의를 무시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사람은 한 순간에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HVT를 수출해주면 뭐가 달라질지를 생각해봤다. 결국 남 좋은 일 해주는 결과인데, 그때까지는 열과 성의를 다해 신뢰에 보답하는 걸로 맘을 정리했다.

그러나 사실은 보답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나중에 노보특은 역시 부품수출의 달인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신속하게 중국내 End User발굴을 하고 HVT 공급선을  늘려 나가게 되자 상상전자의 Magnetron과 상상전기의 HVC까지 노보특을 China Exclusive Agent를 삼고자 하여 MWO Power Pack이라는 이름으로 종합적 전자레인지용 부품 세일즈를 시작해서 점점 출장은 늘어나도 전체 수량은 그 만큼 안 늘어나는 것은 중국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게 되었고 중국내 자체제조공장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이 때는 1992년이었는데 8월24일의 한중 수교로 인해서 이제 양국의 교역과 투자가 활성화되기 시작할 때이었다.

한중수교[韓中修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20635&cid=42958&categoryId=42958

그래서 DPC-HVT사도 상상전자의 전자렌지 공장의 중국진출로 인해서 중국 공장을 착수하게 된다. 그러나 6년동안 시장을 개척한 노보특을 안고 갈 수 없게 된다.

전자렌지 생산용 부품들
<사진 하단중앙에 노보특의 6년 땀방울의 흔적이 보인다.>

당초 단독투자를 계획했지만 그 해에 상상전자의 전자렌지 공장이 세계적으로 세 군데가 동시에 문을 열게 되어 중국은 합작투자로 바뀌면서 기술은 한국이 영업은 중국이 맡게 되고 경영은 한국에서 CEO를 파견하게 되어 이창배 부장을 합작법인 사장으로 파견하여 결국 이창배 부장으로 하여금 형님으로 모시기로 했던 노보특을 정리하게 한 이이제이 방법을 한상우 사장이 사용한 것이다.

노보특은 한국에 들어가 한상우 사장을 만난다.

A-Dragon Corporation을 접고 중국으로 이사하여 HVT영업만을 할 수 없으니 저를 밟고 가시라고 말씀드렸다. 그것이 진심으로 한상우 사장에게 GIVE한 것이다.

그러나 한상우 사장은 아무것도 처음부터 주지 않았다. 독점권을 주었다고 하겠지만 그렇게 라도 받고 싶어 했던 것을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다. Business가 Give and Take라고 하지만 상호 호혜가 기본인데 DPC-HVT사는 GIVE없이 TAKE만 한 셈이다. 이것이 한상우 사장이 노보특 사장에게 마지막으로 한국 공장 상봉에서 말했던 바둑의 끝내기였던 것이다.

노보특은 그런 것을‘조조 같은 발상’이라고 여긴다.기회를 준 것이 아니고 기회를 빙자하여 6년 사업결과를 한 방에 아우 삼은 이창배 부장으로 하여금 가져오게 했고 이창배 부장은 중국합작사가 투자금도 자기 돈이라고 여기고   은행에서 맘대로 아무 때나 자유예금 입출금 하듯이 유용하는 중국인의 관습에 재물이 되어 합작법인 관리의 실패를 맛보고 모셨던 주군의 철퇴를 맞게 된다. 이런 것이 가진 자의 그리고 선배들의 꼼수인 것이고 한국에서는 그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는 세상이니 도덕적 가책도 없는 것이다. <계속>

향암 (香庵)

홍콩 2B1 Limited 회장
홍콩 A-Dragon Corporation 창업, 1989.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과학기술산업융합 최고전략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SPARC 수료 논문 [출판시장의 변화와 전자책의 미래연구] 발표로 장영실상 수상, 2018.8.

필명: 향암香庵~작품속 가명 노보특 (Robert영어이름 대용)

연재소설 [홍콩수출짐꾼2]는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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