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이 (역사) 교육을 잘 못 시킨다고 알고 있지만, 가해자의 입장에서 필요 없는 교육은 시키지 않지만, 꼭 필요한 세뇌 정책이라든지, 가해자의 입장에 맞춰서 교육시켜야 할 부분들은 철저하게 교육을 잘 시키는 나라이다” (권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일본에서 20년 넘게 활동했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말입니다. 권철 작가는 일본이 감추고 싶었던 진실을 오랫동안 추적하고 기록하고 카메라에 담은 포토 저널리스트입니다.

‘일본 군국주의 고발 기획 사진전’을 열고 있는 권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참전 군인들과 우익 정치인, 군복을 입고 욱일기를 든 일본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작품 등을 선보였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고이즈미 일본 전 총리 ⓒ권철

권 작가는 야스쿠니 신사와 주변에 심은 벚꽃 나무 등을 가리켜 일본의 군국주의가 숨겨진 발톱이라며 우리가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고이즈미 일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취재했던 권 작가는 일본 극우 정치인들이 여전히 추악한 군국주의를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작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지함으로 세상을 바로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야스쿠니가 무엇인지, 야스쿠니를 통해 세상을 직시하고 가치관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의 목적으로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군국의 민낯 야스쿠니’, ‘조선인 마을 우토르’, ‘꺼지지 않는 자본 원전’ 등의 세 가지 테마로 권철 작가의 작품 90여점이 전시됩니다.

제주도교육청이 개최한 “‘기억!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을 잇는 평화‧인권교육’ 일본 군국주의 고발 기획 사진전”은 제주교육박물관에서 4월 17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욱일기를 들고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일본의 어린이 ⓒ권철

권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일본에서 보도사진학과를 졸업한 권철 작가는 ‘아사히 신문’, ‘프라이데이’, ‘주간 금요일’ 등 일본 유명 언론에 사진 뉴스를 기고하는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였다. 일본 최대 환락가 가부키초 거리에서 살아가는 야쿠자, 매춘부 등의 생생한 현장을 담은 사진집 ‘가부키초’로 일본 최고 권위의 출판 명가 고단샤의 ‘2013 출판문화상’ 사진 부분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거리에서 노숙하는 4살 여자아이의 모습을 담은 ‘가부키초의 고코로짱’이라는 책을 발간해 화제가 됐다. 권철 작가는 ‘일본의 조선인 마을 우토르’를 카메라에 담아 한국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했고, 한센병 환자이자이자 시인이었던 텟짱(사쿠라이 데쓰오의 애칭)과 오랜 시간 같이 지내며 그의 삶을 기록했다. 쓰촨 대지진 당시에는 취재 중 만난 아이의 의족을 위해 카메라를 팔았고, 동일본 대지진 때는 방독면과 방호복을 입고 후쿠시마 원전을 찾아 최근접 거리에서 생생한 현장을 취재했다. 2014년 가족들과 제주로 온 권 작가는 중국 개발 자본에 삶을 터전을 뺏긴 이호테우해변 주변 해녀들의 모습을 담은 ‘이호테우’ 사진전과 야스쿠니 망령을 고발한 사진전 등을 개최했다. 그러나 제주시가 야스쿠니 전시를 불허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는 등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삶이 녹록지 않은 그는 지금은 코로나 최전선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