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20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20

모리 사야카 森さやか
프리랜서 기상예보관

시계도 없다, 창도 없다, 그런 환경에서 인간의 체내 시계, 그러니까 생물 시계는 작동할까. 1962년 여름, Michel Siffre 씨는, 프랑스 동굴에 틀어박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했다. 어둠 속에서 두 달의 시간을 보내고, 이윽고 실험의 종료를 통고받았을 때, 그는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후에도 실험을 거듭하다 보니, 36시간 일어나 있고 12시간 잔다는 48시간 사이클의 생활이 되는 것을 알았다. 이 결과를 환영한 것이 프랑스군軍으로, 잠수함 병사를 한껏 부릴 수 있게 되자, Siffre 씨에게 많은 액수의 연구비를 바쳤다.

지하에서도 생활 리듬을 계속 유지하는 인간도 대단하지만, 올해 여름 미국 동부에서 대량 발생한 ‘17년 매미’는 다른 의미에서 대단하다. 16살이 될 때까지 땅속에서 참을성 있게 계속 기다리며, 17살이 되자 거의 차질 없이 지상으로 기어 나온다. 도대체 어떻게 연월을 헤아리는 것일까. 일설에는, 영양분인 나무뿌리의 변화에서, 시간 경과를 감지하는 듯하다고. 하지만 요 몇 해 사이, 성질 급한 성급한 매미가 등장했다. 몇 주간 빨리 나타나는 매미부터, 몇 년 일찍 나오는 매미도 있다고 한다. 그런 원인 가운데 하나는 온난화로, 나무의 생육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매미에게 충분한 영양이 고루 보급되어, 조기 성장을 해 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매미에게 빠른 것은 손해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며, 애써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게 되어도 로맨스 상대를 구하지 못한 채, 쓸쓸한 평생의 생명을 마감하게 되고 만다. 나도 옛날, 일로 오전 3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했는데, 그럴듯한 연애사 하나 없었다.

이야기가 빗나갔지만, 17년 매미와 관계없이, 요 몇 해 사이 급격한 기후 변화는, 많은 생물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회는 ‘대량’이라는 말을 키워드로, 리듬이 흐트러져 버린 생물의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 연어에 무료 Shuttle Service

먼저 연어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왕연어King Salmon’가 왕으로 불리는 까닭은 그 크기에 있는데, 개중에는 ‘King’으로 불리는 몸집이 자그마한 수컷도 존재한다. 몸집이 큰 왕연어는 체중 10㎏ 이상의 개체도 있는데, Jack Salmon[Jack은 모천으로 회귀하는 연어 가운데 가장 어린 암컷 연어보다 바다에서 겨울을 한 번 덜 보낸 조숙한 수컷 연어를 이르는 말]은 겨우 1~2㎏. 수컷에게 몸집이 작은 것은 치명적이며, 당연히 크고 강한 놈이 암컷에게 인기가 있다. 그래서 Jack Salmon은 대신에 어떤 특기를 지녔다. Jack Salmon은, 몸집이 큰 수컷끼리 엎치락뒤치락하며 암컷 쟁탈전이 한창일 때, 살그머니 암컷에 다가가, 태연하게 알에 자신의 정자를 뿌려 버린다. 몸집이 작은 쪽이 새치기에 유리한 듯하다. 단점을 역으로 이용해 반격한 통쾌한 작전으로, 싸우지 않고 승부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수라장 끝에 모처럼 태어난 새끼 연어가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다. 본래 왕연어는, 담수인 강에서 태어난 후, 바다로 나가는데, 올해는 강의 수위가 내려가고 수온도 높아져서, 자력으로 강을 내려가는 게 어렵게 된 상황에 놓였다. 그 배경에 있는 것이, 요 몇 해 양태가 변하고 있는 기후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적은 비, 고온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 상황은 특히 심각하여, 6월 시점에서 주의 90%에 가뭄이 들었다.

곤경에 처한 연어를 구조하려고, 인간은 생각했다. 그리하여 연어에게 Shuttle Service 제공을 착상했다. 이제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 두 번 행해진 시도지만, 올해 여름은 모두 146대의 대형 tanker로 1,700만 마리의 연어를 강 상류에서 태평양의 난바다까지 운반할 예정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까지 친절을 베푸는가 하면, 물론 이익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연간 연어의 경제 효과는 9억 달러이다. 이 효과에 견주면 옮기는 데 드는 총비용은 80만 달러인지라, 손쉽다는 것이다.

■ 코감기에 걸린 터키 바다

이처럼 미국의 강은 바싹 말라가는데, 터키의 바다는 이상한 광경에 휩싸여 있다. Marmara해海라고 하는 내해에서는, 엷은 갈색의 걸쭉한 액체와 거품이 전면을 다 메우고, 이스탄불 등의 해안도 큰 피해를 받았다. 너무나 곤란한 현상으로 배의 모터와 그물을 다루는 일도 잘 안 되고, 어부는 일할 수 없게 되었다. 거기에 더해 바닷속의 빛을 차단하고, 산소도 빼앗기 때문에, 새우와 산호 등 해양 생물도 대량으로 죽었다. 이런 현상은, ‘바다의 콧물’이라고 하는, 자못 지저분한 이름이 붙어 있는 점액으로 일어났다.

도대체 ‘바다의 콧물’의 정체는 뭘까. 이것은 이상 번식한 플랑크톤과 藻類가 배출한 점액이다. 통상 이러한 미생물은 바닷속 생물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대량으로 발생하면 콧물 같은 점액을 내보내 바다를 광범위하게 덮어 역작용을 초래한다고 한다. 그러면 왜 대량 번식이 이루어지는 걸까. 그것은 환경 파괴와 온난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미처리 폐수가 바다로 직접 흘러들어 과영양이 된 데다가, 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높은 상태로 지속되어, 미생물이 증식하기 쉬운 조건이 조성되고 말았다. 실제로, Marmara海의 해수 온도는 요 20년 사이에 4℃나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2007년부터 문제가 되었는데, 올해의 규모는 단연 최악이라고 한다. 터키 정부는 마침내 콧물 제거(흡입)를 시작했지만, 점액은 수심 30m까지 이르고 있어, 작업이 끝나기까지 3년은 걸리리라 한다. 코감기는 오래간다고 하는데, 이 콧물도 마찬가지다.

■ 현실이 된 ‘기하급수적 번식’

이어서, 다산의 대명사, 쥐 이야기를 해 보자. 다음 글은, 에도 시대의 산술서 『塵劫記』 속의 한 구절이다.

“정초에 쥐 한 쌍이 나타나 새끼를 12마리 낳는다. 부모와 합해 14마리가 된다. 2월에 새끼 쥐가 또 새끼를 12마리씩 낳아, 부모와 합해 98마리가 된다. 이렇게 매달 한 번씩 부모도 손자도 증손도 12마리씩 낳을 때, 1년에 276억8,257만 4,402마리가 된다.”

가히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 같은데, 이런 공포가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 올해의 오스트레일리아다. 2019녀부터는 기록적인 적은 비와 고온으로 대규모 산불이 불어닥쳤는데, 올해는 라니냐 영향으로 큰비가 계속 내려 밭도 축축해져 보기 드문 대풍작의 해가 되었다. 덕분에 수확한 곡물은 저장 창고에 넣어도 넣어도 넘쳐났다. 이리하여 오랜 세월에 걸친 흉작이 마침내 끝나고, 사람들이 휴 한숨을 돌린 것도 잠시,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발생해 버렸다. 쥐의 창궐이다. 요 몇 해. 배를 곯은 쥐들은 오랜만의 진수성찬에 흥분해 저장고에 몸을 파묻고 연일 부어라 마셔라 대소동. 앗 하는 사이에 수가 늘어나 지금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농촌은 요 몇 해 최악이라고 해야 할 쥐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 수확한 농작물은, 갉아 먹히거나 똥이 묻어 도저히 상품으로 팔 수 없게 되었다. 주민이 심신이 너무 지쳐 침대에 누우면, 지붕 밑에서는 쥐들의 고함이 들리고, 잠에 빠져도 손발을 물려 벌떡 일어날 지경이다. 정부는 쥐 박멸용으로 불법 독물을 합법화했지만, 사람과 반려동물에 부작용도 우려된다. 도대체 언제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인가. 다행히 남반구는 겨울에 돌입해 앞으로 추위로 쥐가 줄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따듯한 겨울이라도 되면 월동하고, 봄에 다시 창궐할 가능성도 있다.

■ 토끼 vs 천적과 온난화

쥐와 마찬가지로 다산의 상징인 토끼지만, 캐나다 등지에는 10년마다 대량 감소하는 ‘눈덧신토끼Lepus americanus’라는 토끼의 동류가 산다. 그 이름 그대로 뒷발이 동철冬鐵처럼 크기 때문에 눈 위를 고속으로 달리는 외에, 겨울이 되면 모피를 새하얗게 바꾸는 특기를 지녔다. 주기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스라소니 등 천적의 증가, 어머니 토끼가 스트레스를 받아, 새끼 수가 감소하는 등과 같은 이유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럭저럭 천적의 수도 줄어들면, 이번에는 서서히 개체 수가 늘어가는데, 그 주기가 거의 10년이라고 한다. 그런 눈덧신토끼지만, 근년에는 온난화 영향으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한다. 눈이 줄어, 천적도 빨리 달릴 수 있게 된 데 더해, 하얀 모피가 거꾸로 두드러져 버려 천적의 먹잇감이 된다. 아무래도 겨울의 생존 전략이 화가 되어 버린 듯하다.

천적이 없는 인류에게도 온난화는 위협인데, 그 대책으로 지하에 집을 짓고 살려고 하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땅속은 시원한 데 더해 토네이도나 호우 등의 영향도 적게 받는다. 이전에 온난화 위기를 피해 우주로 이주할 계획을 세운 나라가 있다고 소개했는데, 그 방법보다 훨씬 현실적이리라.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Michel Siffre 씨의 이야기를 떠올리면 불안 하나가 남는다. 지하에서 체내 시계가 어긋하면 지금보다도 더 일만 하며 지내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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