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학살자 전두환黨 후예들의 선택적 기억상실증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 선대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런데 이 교수는 국민의힘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살인사건을 저지른 자신의 조카 변호를 맡았기 때문에 도저히 민주당은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날 이 교수는 “살인사건인데 (이재명 후보가)데이트폭력이라고 말한 것이 이해가 안 됐다”며 “우리 집 식구 중에도 변호사 많다. 하지만 그런 변론은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나는 이러한 이 교수의 개인적 판단에 대해 할 말이 많이 있지만 그걸 다 지적하고픈 생각은 없다. 다만 그의 선택적 기억상실증을 지적하고 싶다.

학살자 전두환이 죽었다. 자신의 권력 쟁취를 위해 광주에 공수부대를 파견하고 그 공수부대로 하여금 양민을 향해 발포하게 하여 그 총탄에 최소한 수백 명이 죽었다. 전두환은 죽으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그의 가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한민국 법은 그를 학살자들의 두목으로 이미 인정,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물론 전두환이 최종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이후 사면을 받았으나 법을 통해 유죄가 무죄로 바뀐 적은 없다.

국민의힘은 그 전두환과 일당들이 만든 정당의 후신이다. 이수정 교수는 이를 잊은 선택적 기억상실증인가? 그렇다면 그의 기억이 살아나도록 몇마디 첨언한다.

우선 죽은 전두환 상가에 조문을 한 국민의힘 현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대표 황교안, 윤상현 의원, 당내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태 전 의원, 조화 또는 조기를 보낸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 부의장, 김도읍 의원, 박대출 의원과 권영진 대구시장, 이성헌 당협위원장...이들의 면면에서 국민의힘이 전두환당 후예임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특히 김진태 전 의원은 지금도 전두환의 광주학살 책임이 있다고 확실하게 말하지 않은 정치인이다.

지난 28일 한겨레는 광주학살 말고도 전두환 때문에 생죽음을 당한 53명의 젊고 억울한 영령들이 있었음을 보도했다. 1982년 전두환의 제주방문 당시 정권 핵심들은 혹여 모를 반대 시위자들이 있으면 진압하기 위해 공수특전단 요원 47명을 제주도로 미리 보내려고 악천후에 수송기를 띄웠다.

그러나 이들을 수송하던 수송기는 악천후를 끝내 이기지 못하고 한라산에 추락, 공수요원 47명과 조종사 등 공군 6명까지 포함 전원 사망했으나 당시 학살정권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고 이들을 훈련중 사망으로 위장했다는 보도였다.

▲한라산 추락 c123기 잔해...한겨레 인용 자료사진

다시 말하건데 국민의힘은 이 학살자 전두환이 만든 정당의 후신이다. 윤석열을 그 후신정당의 대통령 후보다. 지금도 이 정당에는 앞서 전두환 상가 조문자들을 언급했듯 5월 광주 학살을 인정하지 않거나 마지못해 인정한다고 해도 ‘이미 지나간 과거 역사’ 쯤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글을 읽고 지금이라도 잊었던 기억이 돌아왔다면 묻는다.

집안에 변호사라고는 하나뿐이라서 자식의 죄를 조금이라도 감경하고 싶은 부모가 의뢰한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살인자 가족’, 살인자를 변호한 변호사라서 안 되고, 수백명을 학살하고 그 대가로 이 나라 주류로 살아 온 이들이 뭉친 정당의 대선 후보는 도와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다시 기억을 되돌릴 수 있도록 또 하나의 예를 거론한다.

대통령 선거의 승리는 당선된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대통령 선거는 특정인을 대통령으로 뽑되, 그가 소속된 세력과 정당이 나라를 집단으로 이끌어 가도록 위임하는 국민적 이벤트다. 따라서 어쩌면 대통령 후보보다 후보를 내세운 집단과 정당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독재자로서 4.19 혁명에 의해 하야하고 하와이로 망명한 후 하와이에서 사망한 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회고하는 사람들 중 지금도 이승만 개인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다만 고령의 이승만 후임을 노리던 이기붕과 당시 집권당인 자유당 세력의 권력욕과 부패, 반민주 악행과 정치적 전횡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이들이 비판한다.

심지어 이승만의 불행은 자유당과 이기붕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집권당과 대통령 세력은 그래서 어쩌면 대통령 개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에 따라 살인자를 변호했다. 물론 그 살인자가 그의 조카임을 이 후보가 밝혔으므로 그가 살인자의 혈육임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앞서 이준석은 “대한민국은 연좌제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윤석열 후보의 장모가 국가의 돈인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무려 수십억 원이나 착복한 것에 대해 1심 법원에서 유죄를 받아 징역형을 선고 받은 뒤 나온 말이다.

▲ 윤석열 장모 최모 씨가 징역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 후보도 국민의힘도 이 사건 유죄판결 후 아직 대법원 확정판결이 아니므로 윤 후보 장모의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틀리지는 않는 말이다. 따라서 이 기조는 이미 국민의힘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되었다가 사퇴한 김성태 전 의원에 대해서도 적용한 바 있다.

김성태 전 의원은 이미 2심에서 딸의 KT 취직과 관련 이석채 KT회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아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받은 상태다.

윤석열 후보는 검사 출신이다. 검사가 하는 일은 수사와 기소다. 검사가 수사를 해서 기소를 하는 것은 검사로서 피의자가 죄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기소를 입증하기 위해 증거를 제시하고 재판에서 자신의 증거가 옳다고 피고와 피고의 변호인과 다툰다. 즉 검사는 피의자를 기소할 때 이미 죄가 있음을 검사 스스로는 확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무죄취지로 보는 우리나라 사법절차와는 다르게 검사들은 검사들의 판단에 따라 유무죄를 이미 상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검사의 기소는 검사 판단에는 유죄다. 지금까지 검찰, 특히 윤석열 검찰은 이를 철저히 신봉했다. 이에 이미 수사 중에 조국과 그 가족을, 양승태와 임종헌 등 사법농단 판사들을, 이명박 박근혜와 그 수하 고위직들을 '유죄'로 보고 언론플레이에 열중이었다.

최은순과 김성태를 기소한 사람들도 검사다. 김성태가 기소된 날은 2019년 7월 22일,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이 된 날은 2019년 7월 16일, 일주일 차이이긴 하지만 엄연히 자신이 총장시절 김성태는 기소됐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르면 일선 검사의 기소행위는 검찰총장이 기소한 것과 같다.

▲ 윤석열 후보가 기자들에게 선대위 구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은 "내가 그 사건(김성태 전 의원의 딸 KT 특혜 채용)을 검찰에서 맡았던 것도 아니고 언론 통해 들었는데 몇 년 됐지 않나"라며 ‘선택적 기억상실증’임을 고백했다. 하지만 그가 말한 몇 년은 불과 2년 전이다. 그러니 선택적 기억상실증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후보는 그보다 앞선 월성원전 수사 내용은 또 잘 기억한 것으로 그에 대해 ‘국고낭비’라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건도 윤석열 자신이 직접 수사한 적은 없다.

이에 홍서윤 민주당 청년선대위 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 ‘사건이 오래돼서 잘 기억을 못 했다’는 변명은 한심하다”며 “윤석열 후보가 강조했던 공정이, 다른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한 사람도 표를 위해서라면 용인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불공정”이라고 질타했다.

글이 길어져서 단 두 개의 사안만 거론했지만 전두환당 후예들의 선택적 기억상실증은 이 외에도 무수하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은 이런 점을 전혀 지적하지 않는다. 그래서 비록 영향력이 미미한 작은 인터넷 언론이지만 포털에 기록이라도 남기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전두환당 후예들의 선택적 기억상실증에 대해 제대로 인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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