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모’ 코로나 대처 정부 비판, 정치인가 학자 양심인가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18일 코로나19와 관련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날 성명을 낸 정교모는 지난 해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반대에 서명한 전국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단체다. 그리고 지금 이들의 활동상이 나타난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살피면 이들은 문재인 정권에 강력 반대하는 단체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 같은 성격을 가진 교수단체인 ‘정교모’는 18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을 더 이상 문재인 정권에 맡길 수 없는 이유’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면서, 의료진과 시민들의 헌신을 도적질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교모 홈페이지 및 시국선언서 일부 갈무리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인 입국금지가)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조기 격리를 시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작금의 마스크 대란을 막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였다”며 “그러나 정부가 이 권고를 완전히 무시하면서 지난달 18일 이른바 수퍼 전파자로 불리는 31번 신천지 교인이 확진 판정을 받고 집단 감염의 참사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즉 31번 신천지 교인의 감염경로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교수들은 이 환자가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아서 생긴 일로 치부, 이 정권의 공격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안정화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즉 문 대통령이 “이 사태는 곧 종식될 것이다”라고 한 점에 대해 무책임한 발언 ‘자기합리화’ 등으로 비판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박능후 장관의 실언을 문 대통령 발언에 더해 비판하므로 정권비판을 위한 성명서 발표임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이 정권에 대해 “역병 대처 등 국가 운영에는 무능하지만, 자기 책임을 희석시키고 나아가 표를 얻는 수단으로 둔갑시키는 술책에는 능하다”며 “대한민국의 불행”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그 얄팍한 간계의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은 ‘줄 것’이지만 ‘그래주기를 바란다’이다. 따라서 이는 어찌 보면 또 다른 ‘민주당만 빼고’다.

노골적으로 ‘민주당만 빼고’를 말하기는 너무 속이 보여서일까. 그 내심이 궁금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만큼 문 정권을 반대하는 보수진영이 급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이들의 성명을 신속하게 보도, 이 내용이 SNS를 통해 여러 곳으로 공유되면서 야권과 정부 비판자들에게 정부 공격의 소재로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 앞뒤가 착착 맞는다. 하지만 이는 또 한편으론 작금 여론이 보수진영에 불리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60%에 가까운 58.4%로 나타났으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9.9%였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는 18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7일 실시한 조사결과에서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잘 한다’는 응답이 58.4%(매우 잘함 36.4%, 대체로 잘함 22.0%), ‘잘못 한다’ 응답은 39.9%(매우 잘못함 26.9%, 대체로 잘못함 13.0%). 모름/무응답은1.7%였다고 밝혔다.

▲도표 출처 : 리얼미터 홈페이지

그런데 이는 지난 2월 5일 <리얼미터>가 비슷한 문항으로 실시했던 조사 결과, 잘 한다 55.2% vs 잘못 한다 41.7%보다 오차범위 이내(±4.4%p)지만 긍정평가에서 3,2% 오른 수치다.

특이할 점은 지난 2월 5일은 31번 환자의 발생 전으로서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이처럼 창궐할 것으로 예상되지도 않은 시기였다. 그리고 2월 18일 대구에서 31번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31번 환자가 나오기 전 우리나라는 무려 5일간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즉 2월 5일 조사 당시는 우리나라가 코로나 초기였음에도 정부대응 긍정평가가 55.2%에 그쳤다는 말이다.

그리고 40일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당시와 전혀 다르다. 그 기간 안에 확진자가 하루 900명이 나온 날도 있었고, 18일까지 사망자가 80명에 달했다. 따라서 여론은 정부에 불리해야 함에도 도리어 2월 5일에 비해 오차범위 안이지만 긍정평가가 더 높다. 왜 그럴까? 이는 다분히 외국의 긍정평가에 기인한다.

현재 코로나19는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독일 등 중동과 서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지구촌 곳곳을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반면 초기 신천지 교인들을 위주로 쏟아지던 신규 확진자가 우리나라에서는 신천지 조사가 끝나면서 100명 이하로 떨어진지 5일째다.

특히 세계 어느나라도 하지 않은 ‘드라이브 스루’라는 방법까지 동원, 의심환자의 진단검사를 실시, 양성자를 찾아내 격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에도 그렇다.

▲워싱턴 포스트 모바일 화면 갈무리

이에 외신들은 우리의 코로나 대응에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면서 극찬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프랑스의 르몽드, 영국의 데일리메일, BBC 등이 한국의 대응을 칭찬하고 나섰다.

특히 이탈리아와 이란 스페인 등에서 급속도로 확진자가 퍼지고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치사율이 3~4%를 넘나드는데도 우리나라의 치사율이 1%대에 그친 점에 외신들은 주목했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16일 호주 ABC, 스페인 El Pais, 오스트리아 Wiener Zeitung 등이 한국의 대처를 칭찬하며 배워야 한다고 보도하고, 17일에도 CNN, USA Today, Reuters, AP, Bloomberg 등에서 한국을 칭찬하며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는 기조의 기사와 칼럼 등을 쏟아냈다.

결국 이런 외신의 보도는 국내 언론들의 인용보도와 원문 등이 그대로 SNS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국내여론에 매우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이 영향이 선거여론조사로 나타나는 것 같다.

즉 초기에 야당은 물론 문재인 정권에 비우호적인 조중동 등 보수언론, 보수 유튜버들은 “정부가 중국봉쇄조치를 하지 않아 코로나가 확산됐다” “마스크를 중국으로 보내 국내의 마스크가 부족해 배급제까지 한다”등으로 여론몰이를 했다. 또 이를 통해 4월 총선에서 보수진영 압승을 기대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국내언론과는 다른 시각으로 보도했으며, 이런 내용들이 알려지면서 민심의 확연한 변화와 함께 선거판도 또한 여권의 우위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총선 한 달을 남기고 조사 발표된 각 언론사들의 접전지 조사결과 상당한 지역구에서 여권우위가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교모의 정권 비판 성명이 나오고 조선일보 등은 즉각 보도했다. 또 신동아는 확진자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검사대상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런데 보도된 기사를 자세히 살피면 아무개가 이렇게 말했다며 그랬지 않나 의혹을 제기하고, 마지막에 질본은 의혹제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식의 내용이다.

보수언론들은 한 때 대구의 확진자가 쏟아질 때 정부가 중국봉쇄를 하지 않은 면책을 위해 ‘신천지를 티킷’으로 삼으려고 무증상 환자까지 집중 조사하는 것으로 환자수를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3월 9일~10일 인터넷판 제목 갈무리

더구나 중앙일보는 서울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오자 “또 집단감염 터졌다, 구로 ‘보험 콜센터’ 22명 무더기 확진”이란 제목을 단 기사를 보도하므로 마치 대규모 환자가 터지기를 기대했던듯한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정부에 반대하는 일부 대학교수들은 ‘국민들이 열심히 참여하고 의사들이 고생하여 얻은 것을 정부열매로 하지 말라’는 투로 정부를 훈계하고 ‘지금의 이 환자들도 정부가 잘못해서 나온 것이므로 유권자들은 이런 정부의 심판을 위한 투표를 해야 한다’고 종용하고 있다.

그래서다. 내 눈에는 이 모든 것이 국민건강과 감염병 퇴치의 목적보다 오는 4월 총선을 의식한 정치로 보인다. 언론도 학자도 보도와 학문연구가 아니라 모두 정치를 하고 있음이 보인다는 말이다.

대선을 앞둔 미국은 트럼프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이견이 없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은 지금 도시봉쇄를 떠나 실질적 전면 통행금지로 볼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한 여당 정치인이 ‘대구봉쇄’ 얘기를 했다가 뭇매를 맞고 직을 사퇴하기도 했으며 우리는 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대구를 이웃으로 두고도 위기를 넘기고 있다.

감염병과 전 국민이 싸우는 지금 시기에 과연 언론이나 학자가 직접은 물론 간접이라도 ‘민주당만 빼고’의 정치를 꼭 해야 하는가? 나는 이런 ‘지식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이 먼저인가 정파가 먼저인가. 예방과 퇴치가 먼저인가 질타가 먼저인가. 내가 그들에게 묻는 질문이다.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난 17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80%)·유선전화(20%) 병행 자동응답방법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6.4%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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