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랑의 고전소통] 반노위일(反勞爲佚)

피곤함을 편안한 휴식으로 바꾼다.

‘병경백자’ ‘갱자(更字)’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무(武)란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쉬지 않고 계속 싸우면서도 병사들을 피곤하지 않게 하려면 오로지 교대시켜주는 것밖에는 없다. 내가 한 번 싸울 때 상대는 여러 번 대응하게 해서 적의 휴식을 피로로 바꾸어야 하고, 상대가 여러 번 싸울 때 나는 여러 번 쉼으로써 나의 피로를 휴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편안하면 이기고 지치면 진다. 국력을 바닥내지 않고 군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군대의 힘을 바닥내지 않고 전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승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병경백자’의 주된 논지는 돌아가며 싸우는 방법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즉, 피곤한 아군을 휴식할 수 있는 편안한 상태로 바꾸어 줌으로써 부대의 왕성한 사기를 유지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반노위일’을 구체적으로 운용할 때는 적은 움직이게 하고 나는 움직이지 않는 방법을 함께 활용하여, 내 피로는 휴식으로 적의 휴식은 피로로 바꾸어 적을 물리친다.

‘신당서‧권155’ ‘마수전(馬燧傳)’에 보이는 경우다.

782년, 당나라 장수 마수(馬燧)등은 명령을 받고 전열(田悅)을 토벌하기 위해 장수(漳水.-지금의 하북성과 하남성 경계)에 집결했다. 전열의 군대를 정신없이 들쑤셔놓기 위해 마수는 병사들을 밤에 기상시켜 밥을 먹이고 비밀리에 원수(洹水)를 건너 위주(魏州)를 습격하게 했다. 그리고 추격해 오면 진군을 멈추고 태세를 가다듬었다.

전열이 이끄는 군대가 강을 다 건너자 마수는 다리에 불을 질러버렸다. 전열의 보‧기병 4만여 명이 원수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자, 전열의 추격을 감지한 마수는 사방 백 보 이내의 풀과 나무를 모조리 베어내고 그곳을 전투지로 택했다. 마수는 진을 치고 5천 명의 용감한 선봉으로 삼아 전열의 군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전열의 군대가 가쁜 숨을 채 가라앉히기도 전에 맹공을 가해 대파했다. 전열의 부대는 퇴각하여 원수에 이르렀으나 다리가 이미 불타 없어진 지 오래였다. 부대는 큰 혼란에 빠졌고 익사자만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전투에서 전열의 군대는 2만 이상이 죽고 3천 이상이 포로로 잡혔다.

마수는 식량이 부족하고 피로에 지친 상태에서 전열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는 일단 적을 들쑤셔 자기편의 피로를 휴식으로 바꾸어놓고, 그 상태에서 적이 지치기를 기다림으로써 적을 대파한 것이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칼럼리스트)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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