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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국무부, 정의용 발언 반박’?… 내용 둔갑시킨 과장 보도로 드러나
김원식 | 2021-02-08 09:12:2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美 국방·국무부, 정의용 발언 반박’?… 내용 둔갑시킨 과장 보도로 드러나
‘북한 SLBM’ 기존 답변을 반박 입장으로 보도… 송영길 의원, “한미관계 이간질하는 중대한 이적행위”


미 국방부 대변인실이 6일, 동아일보가 보도와 관련해 민중의소리에 보내온 서면 답변 전문ⓒ해당 답변서 캡처

동아일보가 6일 보도한 ‘정의용 외교장관 후보자가 5일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가 사실상 반박했다’는 보도는 내용을 둔갑시킨 과장 보도로 드러났다.

동아일보는 이날 [단독]美국방·국무부, 정의용 후보자 발언 반박 “(북핵)고급 기술 확산 중대 위협…연합훈련은 ‘방어적’”이라는 제목으로 “정의용 외교장관 후보자가 5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사가 아직 여전하고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한반도에 여러 함의가 있다 밝힌 것과 관련, 미 국방부와 국무부가 사실상 반박 입장을 연속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5일(현지 시간) 정 후보자의 전날 발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각각 ‘북한의 불법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은 중대 위협’이며 ‘한미 연합훈련은 도발적이지 않은 방어적 훈련’이라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은 최근 한국 정부 내 연합훈련 축소 추진 기류 및 북한 비핵화 의지는 여전하다는 평가 등에 대해 본격 제동을 걸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그러면서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정 후보자의 전날 북한 비핵화 의지 발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본보 질의에 ‘우리는 평양의 군사능력 진전 바람을 잘 알고 있고 그 같은 군사적 능력이 무엇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임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한반도 내 대비 능력 태세를 지속적으로 확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을 보면, 정 후보자의 발언 내용을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반박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커비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으로 드러났다.

당시 정례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북한의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커비 대변인은 동아일보가 정 후보자 언급에 답변이라고 보도한 내용 그대로 답변했다. 즉, 새로운 답변이 아니고 그것도 북한 SLBM에 대한 답변이었다.

당시 커비 대변인은 “내가 지금 (북한의) 특정 무기를 평가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러나 우리는 평양의 군사능력 진전 바람을 잘 알고 있고 그 같은 군사적 능력이 무엇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임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앞부분은 쏙 빼고 그것도 뒷부분을 마치 정 후보자 언급에 대한 답변인 양 둔갑해 보도한 것이다.

이에 관해 존 서플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에게 “동아일보 측으로부터 북한과 정 장관 후보자의 언급에 대한 논평 요구가 있어 우리는 존 커비 대변인의 1월 28일 정례 브리핑 언급을 ‘참고(refer)’하라고 답변했다”면서 커비 대변인의 당시 언급 내용과 관련 링크로 동아일보에 제공한 답변 내용을 공개했다.

동아일보, 북한 문제도 질의하고선 정 후보자 언급 답변처럼 은근슬쩍 보도

미 국방부가 기자에게 제공한 답변 내용을 보면, 동아일보는 정 후보자의 언급에 대해서만 물은 것이 아니라, ‘북한(NK)’ 문제에 관해서도 질의했고 이를 미 국방부 대변인실이 지난 워딩을 참고하라고 답변한 것이다. 사실, 당시 커비 대변인의 이 같은 답변도 북한 문제나 군사력에 대한 미 국방부의 원론적인 답변이다.

또 미 국방부가 북한 핵 프로그램이 ‘중대 위협’이라거나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이라는 답변 또한 마찬가지다. 이 또한, 북한 문제에 관한 질의가 나올 때는 항상 미 국방부가 내놓는 원론적인 답변이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마치 이를 미 국방부가 정 외교장관 후보자의 언급을 반박한 것처럼 과장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또 “미 국무부 대변인도 본보의 관련 질의에 ‘북한의 불법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 고급기술 확산 의지는 국제 평화와 안보에 중대 위협이자 글로벌 비확산 체계를 약화시킨다’며 ‘미 행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진단하고 동맹 및 동반자 국가들과 긴밀한 조율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접근법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또한 미 국무부가 정 외교장관 후보자의 언급에 대한 반박이라기보다는 미 국무부가 북한 문제에 관해 늘 원론적으로 답변하는 내용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정 후보자 언급에 대한 논평 요청에도 똑같은 답변을 보냈고 해당 매체는 이를 보도한 바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이에 관해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맹을 존중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리 외교장관 후보자 발언을 그렇게 반박했겠느냐”면서 “미 행정부가 늘 원론적으로 하는 답변을 마치 반박한 것처럼 그것도 사실을 왜곡해 보도하는 심각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한미관계를 어떻게든 이간질하려는 행위야말로 국익을 해치는 중대한 이적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아일보 기사에서 정 후보자 언급을 반박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없다”면서 “한미 갈등을 부풀려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전형적인 아전인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도 특히, 민감한 국제관계에서 사실관계를 과장하거나 왜곡해서 보도하는 행위는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중의소리’에 게재된 필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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