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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만드는 세상… 모르고 살면 속 편할까?
김용택 | 2020-08-13 10:06: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민주주의 반대가 공산주의라고 억지 부리는 사람들… 민주주의는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요, 국민을 위해 국민이 살림살이를 하는 정치체제요, 공산주의는 재산의 공유를 통한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공급받는 이상주의를 목표로 생산수단의 공공 소유에 기반을 둔 경제체제다. 키와 몸무게를 비교하는 것과 정치와 경제를 비교하자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세상에 민주주의가 하나밖에 없다고 철석같이 믿는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보다 사민주의가 더 좋다고 말하면 보나 마나 빨갱이 소릴 들을걸… 논쟁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세상은 요지경’이란 말은 유행가 가사에만 있는 게 아니라 가치혼란을 겪으며 사는 사람들에게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요지경이다. 인생살이가 배만 부르며 그만이라는 사람들에게 가난이 개인의 무능력 탓만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그게 귀에 들어오겠나?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쓰지도 못하는 십원짜리를 흩뿌려놓고 그걸 줍느라고 지지고 볶고 밀고 당기는 사람들의 등 뒤에는 목돈 챙겨가며 조소를 날리면서 사는 사람들은 찬 바람이 부는 날 시내버스에서 내려 떡볶이와 붕어빵 장수의 가게 앞을 지나면 등에 찬 바람에 휑하니 부는 서민들의 시린 마음을 알기나 할까? 목구멍이 포도청인 사람들에게 이데올로기를 얘기해본들 귀에 들어오기라는 하는 소린가?

1인당 국민소득 3만 2천 달러 시대를 사는 사람들… 1인당 GNI(국민총소득)이란 국민이 국내외에서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임금·이자·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뒤 인구로 나눈 통계치다. 국내총생산(GDP)이 국가 경제 규모를 보여준다면 GNI는 국민 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는 수치다. 모르고 사는 것이 속 편해서일까? 그런 돈이 그림의 떡이라고 곁눈질도 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모르고 사는 것이 속이 편하다는 것을 그들은 운명적으로 알고 있다. 뱁새가 황새걸음 걸으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진리를 배우지 않고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3만 2천불을 한화로 계산해 우리나라 인구 수 나누기를 하면 우리 집의 소득이 평균소득에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면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아는 서민들은 아예 그런 복잡한 수치 놀음에는 처음부터 관심을 갖지 않고 사는 게 속 편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두관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위 1%에 드는 28명이 벌어들인 소득이 1,365억 원으로 전체의 48.7%다. 우리나라 ‘최상위 10% 집단’의 소득 비중은 50.6%로 전체 계층 소득의 절반 이상을 10% 계층이 가져갔다. 그게 상위층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진다는 사실이다. 상위 10%는 50%지만 상위 1%의 배당소득의 70%, 이자소득의 46%를 차지하는 소득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하위 50% 계층이 소유한 자산 비중은 전체 소득의 1%다. 전체의 절반 이상을 상위계층이 가져가고 나머지 50%로 1% 국민이 먹고살아라? 그것도 계층구조가 폐쇄적인 거나 다를 바 없는 사회에서 말이다.

양극화 문제는 고정불변이 아니라 ‘부익부 빈익빈’이다. 자본주의는 부익부 빈익빈… 갈수록 빈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진다는 게 카를 마르크스가 주장하는 진리다. 양극화가 이 정도면 OECD 38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위 10% 상위 1%만 문제가 아니다. 상위 10%보다는 상위 1%의 소득 상승률이 높고, 상위 1%보다는 상위 0.1%나 0.001%의 소득 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상식이다. 중산층보다는 고소득층, 고소득층보다는 초고소득층이 점점 더 잘살게 되는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다. 이런 현실을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 ‘황새가 뱁새 걸은 걸으면 다리가 찢어진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한다…?’는 말은 맞는 말인가? 이런 이데올로기를 보면 운명론이 누구 좋아라고 내놓은 논리라는 것을 알만도 한데 개돼지가 된 나라의 주인은 이데올로기의 노예로 살면서 모르고 사는 게 속 편하다?

주인이 주인 대접 못 받는 것은 본인의 주권의식 부재 탓만 아니다. 가난이 개인만의 책임이라느니 학교폭력이니 성추행문제가 개인의 도덕성 때문만이라고 우기는 것은 억지다. 아무리 일해도 가난을 면치 못하는 사람들은 운명론을 금과옥조로 알고 사는 게 속 편하다고 생각하면 그만일까? 지금의 가난이 견딜 만하다고 만족하고 살면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진리가 점점 더 목줄을 조리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왜 일찍이 유럽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미리 알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결합한 사회민주주의를 선택했을까? 열심히 일할수록 가난해지는 세상. 우리도 자본주의가 아닌 사민주의체제로 가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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