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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남북공동성명 50주년 박정희를 다시 생각한다.
오늘은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지 50주년이 되는 날
김용택 | 2022-07-04 09:39:3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법과 원칙대로...” 강자들이 좋아 하는 말이다. 법이란 ‘정의를 실현하려는 목적을 가진 규범’이다. 법은 ‘복수’에서 비롯되었지만, 법의 역사는 ‘복수를 이성적으로 제도화’하는 경로를 따라 진행되었다. 서양의 법과 정의의 여신 디케(Dike)는 눈을 가리고 한 손엔 칼을, 다른 손엔 저울을 들고 있다. 여기서 칼은 ‘강제’를, 저울은 ‘갈등하는 이해관계의 균형’을, 눈을 가린 띠는 ‘공평무사’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데 칼을 가진 자가 여신의 한쪽 손을 들어주면 어떻게 되는가?

 <법과 정의의 여신 디케 (Dike)>

<누가 가장 많이 법을 어겼는가?>
 
대한민국의 제 5ㆍ6ㆍ7ㆍ8ㆍ9대 대통령 박정희.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사람은 누구인가? 주권자인가? 아니면 노예가 된 주권자인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자가 국민이요.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박정희는 주인이 만든 대통령이 아니라 총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이런 아이러니를 ‘역설의 변증’이라고 한다. 박정희를 평가하는 사람들은 ‘법과 원칙’을 사상(抽象)해 버리고 힘을 정의로 포장한 역설변증을 진리라고 강변한다.

거두절미(去頭截尾)해버린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보라! 강자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하지 않았는가? ‘쿠데타’, ‘정변’, ‘운동’, ‘혁명’, ‘항쟁’, 난(亂)... 이런 단어는 사가들이 역사를 자기 기준에 맞추기 위해 꿰맞춘 논리다. ‘동학’은 혁명인가? 정변인가? 쿠데타인가? 운동인가? 무신정권시대 최충헌의 가노였던 만적이 일으킨 저항은 난인가? 실패한 ‘혁명’인가? 3·1운동...?, 제주 4·3은...? 여순사건은...?, 12·12는...? 4·19는...? 5·16은...?, 10·26은...? 5·18광주는...?
 
<오늘은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 50주년이다>
 
오늘은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72년 7월 4일 정오. 라디오에서 흘러 나온 이후락중앙정보부장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사상과 이념·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상호 비방·중상 중지 등 긴장상태 완화 및 신뢰 분위기 조성 조치, 다방면적인 제반 교류실시, 남북적십자회담 성사 협조, 서울과 평양 사이에 상설 직통전화 설치, 남북조절위원회 구성·운영...”이라는 ‘조국통일 3대 원칙’은 당시의 국민들에게는 도저히 상상 조차할 수 없는 메가톤 급 ‘폭탄’이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반만년 간 피를 나는 동족이 ‘괴뢰’, ‘주적’이던 시절이 아니었는가?

6·25가 되면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런 노래와 함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불러내 반공궐기대회를 열고 반공웅변대회, 반공글짓기, 반공 표어 포스터 공모... 와 행사를 하던 시대였다. 전봇대마다 ‘의심나면 다시 보고 수상하면 신고하자’ 어쩌고 하던 광고가 붙어 있던 시절이었으니 왜 그렇지 않았겠는가? 남북의 대표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각 같은 발표한 이 7·4남북공동성명 하나로 박정희와 김일성은 지금까지 잘못은 모두 소멸되고 하루아침에 애국자가 된다.

<제 2의 폭탄 10월 유신>
 
7·4남북공동선언 발표 후 불과 3개월이 지난 1972년 10월 17일.... 그날 박정희는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에서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3분의 1과 모든 법관을 임명하고, 긴급조치권 및 국회해산권을 가지며, 임기 6년에 횟수의 제한 없이 연임할 수 있다. 또한, 대통령 선출 방식이 국민의 직접 선거에서 관제기구나 다름없는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간선제로 바꾸겠다... 이날 박정희는 ‘모든 정치 활동 목적의 옥내외 집회 및 시위를 일절 금한다. 정치 활동 목적이 아닌 옥내외 집회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각 대학은 당분간 휴교 조치’하고 ‘언론 출판 보도 및 방송은 사전 검열을 받아야 한다.’, ‘이 포고를 위반한 자는 영장 없이 수색, 구속한다.’는 계엄령을 선포했다.

10월 유신을 발표하는 날에도 박정희가 만든 7차개헌 헌법 제 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했다. 박정희의 민주공화국은 어떤 공화국이었는가? 박정희가 만든 정당은 ‘민주공화당’이다. 민주공화당의 강령은 ‘자유민주주의체제의 확립, 자유경제체제의 원칙 아래 합리적인 경제계획으로 국민생활수준의 향상, 민주적 인간성의 함양과 사회복지제도의 확충으로 참신하고 명랑한 사회건설, 민족문화의 보호육성과 과학기술의 진흥으로 문화수준의 향상, 국력배양에 의한 국토통일과 국제사회와의 유대강화’를 표방했다.

박정희는 법과 원칙이 아니라 법의 법인 헌법을 무너뜨렸다. 상식적인 원칙 중 최대공약수를 문서화해 놓은 게 법이다. 법과 원칙이 아닌 법의 법인 헌법을 무너뜨린 사람이 애국자인가 역적인가? 법과 원칙을 말하면서 왜 헌법을 무너뜨린 정변을 혁명이라고 강변하는가? 이성이 지배하지 않는 사회는 ‘힘을 가진 권력이 도덕을 외면’하거나, ‘권력이 발휘하는 힘을 정의로 포장’하기 때문이다. ‘힘을 가진 권력이 도덕을 외면’하거나, ‘권력이 발휘하는 힘을 정의로 포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파스칼(B. Pascal)은 힘과 정의의 관계에 대해서 “힘이 없는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 따라서 정의와 힘은 함께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누가 박정희를 애국자라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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