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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금지법 못 만드는 국회… 왜?
김용택 | 2021-11-08 09:18:3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믿어지지 않는 사실. 의복이나 수레의 크기와 끄는 동물이 몇 마리까지 가능한지, 집의 크기, 장화끈의 재질, 장화의 색깔 등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고 살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심지어 여자들이 사용하는 장식용 빗의 재료까지도 엄중히 제한했는가 하면 의관과 주거 등의 생활양식을 신분에 따라 제한했던 신라시대 골품제시대가 그랬다. 왕족인 성골(聖骨)과 진골(眞骨), 그 아래로 6두품, 5두품, 4두품 등으로 나누고 그 밑으로 3두품, 2두품, 1두품의 평민이나 0두품에 상당하는 노비 등으로 나는 계급사회가 그랬다.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는 헌법 제11조 시대를 사는 오늘날은 어떨까? 헌법에는 이렇게 선언했지만,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고 노인과 청소년 그리고 장애인들은 최소한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헌법 제 34조)를 누리고 있는가? 헌법 제 11조의 평등권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부당하게 차별대우를 받지 아니함은 물론 국가에 대해 평등한 처우를 요구할 수 있는 주관적 공권이다. 9차 개헌 현행헌법의 시대를 사는 오늘날의 사회적약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그런 권리를 누리며 살고 있는가?
 
‘전거지, 월거지, 엘사, 휴거지, 빌거지, 이백충, 삼백충...’ 이게 무슨 말인지 아세요? 금수저니 흙수저라는 말은 들었어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유행어가 된 ‘전거지, 월거지, 빌거지, 이백충, 삼백충...’이라는 말은 모르는 이가 많다. 한창 구김살 없이 자라야 할 아이들이 집의 크기와 가격에 따라 끼리끼리 친구가 되는 사회, 성(性)이 다르다는 이유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나이나 언어, 출신국, 민족, 인종, 국적,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학력, 고용 형태, 병력 또는 건강 상태, 사회적 신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다면 신라시대의 골품제도와 무엇이 다른가?
 
공정과 정의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세상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그런데 원칙도 기준도 없이 일방적으로 만든 기준이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가? 승용차를 탄 사람과 오토바이를 탄 사람, 자전거를 탄 사람과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사람이 결승점에서 누가 승자인가를 서열을 매기는 게임이 공정할 수 있는가? 수학능력고사라는 게임이 그렇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인자가 다르고 성장환경이며 개성과 소질과 특기가 다르다. 부모의 경제력으로 고액과외를 받고 온갖 유리한 조건을 갖춘 수험생이 우승하는 것은 시합 전에 승부가 결정난 게임이다. 그렇데 그런 게임을 공정이니 정의로 포장한다고 정의가 되는가? 국적이 다르고 성이니 피부 색깔이 다르고 가난한 집이나 부잣집에서 태어나는 것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가?

<사진출처:Twitter Park en Twitter >

차이와 차별을 구별 못 하는 사회, 사람들은 차이와 차별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차이와 차별은 분명히 다르다. 사람은 남자나 여자, 말투나 생김새 등이 서로 다르다. 겉에 드러나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이나 가치관 문화, 종교 등의 의견까지도 모두 다르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서로 구별하는 것을 차이라고 한다. 서로 같지 않고 다른 것 또는 그런 정도나 상태를 차이라고 하고 차별이란 것은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수학능력고사에서 장애인,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서 다른 일반인보다 시간을 더 준다고 한다. 이것은 차별이 아닌 차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만약 일반인과 똑같은 시간을 주었다면 그것은 과연 공평하고 공정한 것일까? 다름은 인정하고 그에 맞는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
 
<차별을 정당화하는 사회>
 
유명한 법철학자 하트는 ‘법이란 규칙의 체계’라고 하였다.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무너진 규칙을 정의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왔다. 잘못은 고치고 틀린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틀린 것, 차별에서 얻은 이익을 정의라고 우기며 ‘불의’를 ‘정의’라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다. 차별금지법을 만들자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이해관계로 혹은 가치관의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을 바로 잡는 것이 원칙이요 법이다. 우리헌법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누리게 하기 위해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 ‘신체장애자 및 질병ㆍ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의 권익향상과 국가가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헌법 제 34조)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왜 헌법을 부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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