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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9
한발旱魃과 호우
김종익 | 2020-08-26 13:46:1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최근의 장마는 한반도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누군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자연의 반격’이라고 했는데, 정말 지구는 인간 중심의 이 세계를 더는 견딜 수 없어 몸살을 앓는 것이 아닐까? 도대체 지금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본 잡지 <세카이>에 연재되는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구라는 혹성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를 통해 ‘한반도의 장마와 수해’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한다. - 역자 주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9
- 한발旱魃과 호우 -


모리 사야카 森さやか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
2011년부터 NHK 영어 방송 ‘NHK WORLD - JAPAN’에서 기상 앵커로 근무.
『토네이도의 불가사의』『날씨 구조』 등의 저서가 있다.

꽁치의 맏물이 사상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구시로釧路의 도매 시장에서 경매되어, 가게에서는 한 마리 6,000엔으로 가격이 매겨졌다고 한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역사적 조업 불황이 이어진 것도 가격이 급등한 원인의 하나로 보인다. 옛날부터 “맏물을 먹으면 수명이 75일 늘어난다”라고 하듯이, 맏물을 먹으면 장수한다는 말이 전해져 왔는데, 이 말에는, 명줄은 늘여도, 지갑은 챙길 기미가 없다는 의미가 엿보인다.

그런데 왜 ‘75일’일까? 그 옛날, 1년은 춘하추동과 축일丑日을 포함한 다섯 계절로 인식되었다. 한 계절은, 1년을 다섯으로 나누어 약 75일로 계산된다. 거기에 더해 뜻밖의 이야기가 관계되어 있다고 한다. 에도 시절, 사형 집행 전에 행정관이 마지막 온정으로 사형수에게 먹고 싶은 것을 먹이는 관습이 있었다. 어차피 죽을 몸이지만, 세상에 미련이 있을 것이다. 사형수는 제철이 아닌 것이 먹고 싶다고 간절히 원한다. 고지식한 행정관은, 마지못해 맏물이 나돌 때까지 기다리게 되고, 사형수는 다음 계절이 올 때까지 75일 더 살아남을 수 있다. 이렇게 잘 돌아가는 머리를 다른 데 쓰지 않았던 것이 애석하다. “남의 말도 석 달(일본 속담은 ‘남의 말도 75일’)”이라는 속담도, 다른 사람에 대한 흥미는 계절과 함께 바뀐다는 의미에서 온 듯하다.

丑日

입하·입추·입동·입춘 전의 약 18일간. 일반적으로는 여름 토왕土旺(오행 가운데 土의 기운이 왕성한 절기)인 삼복 무렵 십이간지의 丑日을 가리킨다. 여름 土旺에는 십이간지의 丑日이 해에 하루 또는 이틀(평균 1.57일)이 들며, 이날 맏물을 먹으면 장수한다는 일본 속담이 있다.

그런데 소문보다 빨리 바뀌는 것이, 대기 속의 수분이다. 공기 속에 떠다니는 수증기는 상승해 응결되어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지표에 쏟아지고, 다시 증발한다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지구를 순환하는 주기는 계산상으로, 12일이다. 그러나 온난화 등의 이유로 증발량과 강수가 늘었기 때문에, 일부에서 물 순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다만 물은 유한한 것이어서, 반대로 비가 내리지 않고, 물 순환이 막히는 곳도 발생한다. 그 결과 이전보다 비가 늘어난 곳과 건조가 심해진 곳이 나오고, 이제까지 이상으로 세계 기후에 unbalance가 생겨 버렸다. 오늘날 세계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올해 여름 지역적으로 편중된 비에 관해 소개하고자 한다.

■ 예상을 상회한 호우

올해 7월, 규슈를 중심으로 엄습한 장마철 호우로, 사망자·행방불명자를 포함해 80명 이상이나 되는 큰 재해를 입었다. 구마모토현 구마球磨강 유역에서는, 심야에 갑자기 엄습한 기록적인 큰비로 제방이 터지고, 탁류가 양로원과 다수의 가옥을 삼켰다. 희생된 분들에 대한 조문과 재해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성원을 보낸다.

서일본의 큰비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여러 곳에서 1,000mm를 넘는 비가 내리고, 많은 곳에서는 관측 사상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상순에 약 1,000곳의 관측 지점에서 내린 총강수량은 210,000mm에 이르러 그러께 서일본 호우 기록을 빼고, 1982년 이후 최대라고 한다.

한편, 같은 장마 전선이 걸린 중국에서도 양쯔강 유역의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큰비가 내렸다. 중국의 기상청에 따르면, 6월부터 양쯔강 유역의 평균 강수량은, 관측 개시 이후 최대라고 한다.

후베이성에 있는 산샤三峽댐은, 만리장성 이래 대공사로 일컬어지는데, 중국이 수천 년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세계 최대 수력 발전 댐이지만, 현재 무너질지 모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애당초 이 댐은 양쯔강 유역을 홍수에서 지키기 위해 11년 전에 건설되었는데, 이전부터 그 기능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어 온 데 더해, 위성 화상에서 일부 변형이 지적되곤 했다. 이번에 중국 당국은, 산샤댐은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지만, 만약 댐이 터지기라도 하면, 댐 하류에 사는 4억 명의 목숨이 위험에 노출된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에서 최초로 유행한 후베이성 우한도 예외가 아니다.

왜 올해 장마가 전대미문의 큰비가 되었을까? 전문가조차 “기억에 없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장기간에 걸쳐 머문 장마 전선과 남쪽에서 유입된 대량의 수증기가 원인이다. 이 수증기의 흐름을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이라고 부르는데, 이번 호우에서는 매초 당 40만㎥의 물에 상당하는 수증기가 유입되었다고, 쓰쿠바筑波대학의 가마에 요이치釜江陽一 조교수는 분석한다. 이것은 세계 최대 유량流量을 자랑하는 아마존강의 배倍에 필적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예상을 크게 웃도는 비가 되었던 것에 대해, 기상청 장관이 한 말이 가슴을 친다.

“정말 우리의 실력 부족입니다.”

일기예보에도 한계가 있다. 과신해서는 안 된다. 그 한계를 메우는 것은, 우리의 방재防災 의식, 그리고 평소의 훈련밖에 없다.

■ 열대 저기압이 잇달아 발생하는 대서양

장소를 바꿔 미국 주변의 해양으로 눈을 돌려 보자. 현재 태평양 동부의 적도 지역에서는,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낮아져 있는데, 이런 현상은 라니냐la Niña 전조가 아닌가 여겨진다. 반대로 미국 동부 앞바다의 대서양 해수는 고온 상태가 되어 있는데, 7월에는 플로리다 앞바다의 해수 온도가 34℃까지 상승해 관측 사상 최고 수온을 기록할 정도이다. 따듯한 해수는 열대 저기압을 잇달아 발생시키며 다양한 기록을 경신했다. 예를 들면 ‘Cristóbal’은, 관측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발생한 3호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상륙 후에 엄청난 세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북진해, 마침내는 5대호까지 도달해 버렸다. 이 저기압 현상은 미국에서 가장 북서부에 도달한 열대 저기압으로 기록되었다. ‘Eduardo’도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발생한 5호가 되어, 해상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바뀐 다음 유럽 서부를 곧바로 쳐서 큰비를 초래했다. 아직 여름이 막 시작된 시기에 온대 저기압으로 변한 열대 저기압이 유럽에 도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모두 높은 해수 온도가 한 원인으로 보이지만, 애당초 왜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것일까? 미국 해양기상청에 따르면, 인위적인 활동 결과 외에, 대기 오염 물질이 감소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대로 경제 활동과 이동이 제한됨으로써 태양광을 차단하는 대기 오염 물질이 줄어서, 해수 온도가 상승해 이상한 태풍을 초래했다고 여겨질 수 있다.

■ 이번은 심한 가뭄의 푸에르토리코

마찬가지로 따듯한 대서양에 면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발생했다. 심각한 물 부족이 발생해 비상사태 선언까지 내려졌다. 섬의 70%에서 심한 가뭄이 발생, 30%는 심각한 상태로 14만 명이 하루씩 건너 24시간의 단수를 강제당하고 있다고 한다. 마침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만연해, 급수차에 줄을 설 때도 마스크를 작용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제되어, 주민에게 한층 부담을 주고 있다.

상반되는 듯하지만, 요 몇 해 푸에르토리코는 여러 차례 강한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보았다. 특히 2017년에는, 어마Irma와 마리아라는 두 개의 허리케인이 연속해 큰 타격을 입혔다. 마리아 상륙 때에는 약 3,000명이 사망해 미국 사상 두 번째로 큰 인적 피해를 기록했다. 섬 전체에 정전이 발생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로 할 정도였다.

이렇게 푸에르토리코에서는 강한 허리케인과 큰비의 위협이 증가하는 한편, 심한 가뭄 위험도 커지고 있다. 왜 그럴까? 섬의 평균기온은 20세기 중반부터 0.5℃ 상승하고, 주변의 해면 수온은 100년 남짓 동안 1℃ 상승했다. 공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태풍이 오면 큰비가 내리는 한편, 맑게 개면 고온이 되어, 공기와 토양의 수분을 빼앗아 심한 가뭄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극단적인 기후 덕분에, 섬의 특산인 금불초psyllium[다년초로 하제용] 등의 작물 수확이 감소하고, 소는 더위로 식욕을 잃어 우유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 딱한 처지에 놓인 소

소와 관련해 혹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을까? 소의 트림이 온난화를 촉진한다는. 정말이지 트집 같지만, 소의 트림과 방귀에 포함된 메탄에는, 이산화탄소를 뛰어넘는 온실 효과가 있다는 논리이다.

이 소의 트림에 주목한 인물이 미국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이다. 대학과 공동연구 결과, Lemongrass를 섞은 사료를 소에게 먹이면, 배출되는 메탄가스가 30% 준다고 한다. 이 메탄이 없는 고기를 쓴 햄버거를 얼마 전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 문구는 “우리 회사 고기를 드신 고객은 당당하고 멋진 환경활동가이십니다.” 같은 것일까.

그러나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는,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려야 한다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고기의 소비·생산이 줄면, 방목을 위한 삼림 벌채도 줄고, 사료인 대량의 곡물과 물도 절약할 수 있는데 더해, 트림과 방귀 문제가 개선되어, 온난화 억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소에게만 환경 문제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맏물이 먹고 싶다고 하여 연명한 죄수처럼, 얼마 동안 단념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1001&table=ji_kim&uid=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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