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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패싱 ‘국회 단독 소집’ 의미 없다.
여야 4당이 국회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에도 자유한국당은 반대
임병도 | 2019-06-17 08:41:3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자유한국당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법상 의무적으로 열어야 하는 6월 국회에 17일이 넘어도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국회 소집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대로 국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 추경예산안 심사는 물론이고 하반기 국회 운영이 마비돼, 국민들의 불신과 비판이 더욱 심해지는 까닭입니다.

여야 4당이 국회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에도 자유한국당이 무슨 명목으로 반대하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①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처리
‘합의 처리’ 문구 요구하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국회 정상화 방안으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에 대해 ‘합의 처리한다’라는 문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합의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안 (비례대표 늘리고 권역별 연동형), 공수처 신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검·경수사권 조정안 (경찰 1차 수사권,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법안이 통과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동물국회’를 만든 장본인인 자유한국당이 ‘합의’해줄 가능성은 지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 요구에 ‘합의 처리를 우선으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중재안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합의 가능성은 엿보입니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문구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을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처리하는지 여부입니다.

② 정개특위,사개특위 활동기한
활동기한 연장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4월 29일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신설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대하며 정개 특위 회의를 방해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국회 정치개혁.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기한은 6월 말로 종료됩니다. 민주당은 활동 기한 연장을 요구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정개,사개 특위 활동 기한 연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상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국회정상화를 이유로 정개특위 소위원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유한국당의 행동을 보면 ‘합의’할 마음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정개특위 활동 시한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선거법 개정안 관련 논의를 전혀 해보지 않은 행안위로 법안이 이관됩니다. 정개특위 산하 제1소위원회 김종민(민주당) 위원장은 “이는 선거법 개정을 바라는 국민의 뜻에 대한 배신이자 정개특위의 직무유기”라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 정개특위 위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법안마저 날치기 통과시키겠다는 발상은 반의회주의”라고 주장했습니다. 특위 위원으로 책임을 다하지 않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할 말은 아닌 듯 싶습니다.

③ 선(先) 경제청문회-후(後) 추가경정예산 심사 요구 자유한국당
대정부 질문이나 예결위는 필요 없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은 선(先) 경제청문회-후(後) 추경 예산안 심사를 하겠다며 ‘경제청문회’를 하지 않으면 국회에 나오지 않겠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경제청문회를 수용할 수는 없지만, 국회 운영위, 기재위 등에 경제 분야 관료나 청와대 수석들을 불러 질의 응답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16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난 자리에서도 나경원 원내대표는 ‘추경 심의 전 경제청문회부터 하는 것이 최종안‘이라고 주장해, 국회정상화에 대한 합의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경제’를 운운하며 마치 국민을 위하는 것마냥 말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려며 굳이 ‘경제 청문회’를 할 필요 없이 국회 대정부질문이나 예결위 등에서 말하면 됩니다.

그저 추경 예산안을 볼모로 시간을 끌면서 장외집회에서 했던 반문재인 프레임을 국회로 끌고 들어와 또다시 식물국회로 만들려는 의도입니다.

자유한국당 뺀 국회 소집, 의미 있나?

▲6월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예결위나 추경 예산안 조정위 등의 구성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회홈페이지 화면 캡처

정의당은 국회 단독 소집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국회 정상화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라며 ‘국회 소집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시국회 단독 소집을 위해서는 75석이 필요합니다. 바른미래당 28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무소속 8석을 다 합쳐도 57석입니다. 민주당이 단독소집에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문제는 임시국회가 열려도 자유한국당이 없으면 효용성이 없고, 그저 개점 휴업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우선 추경 예산안을 심사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야당 몫이기 때문에 내정된 황영철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여전히 추경 예산 통과는 불투명합니다.

20대 국회 3기 예결특위 위원장은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공식적으로 임기가 끝났지만, 합의에 따라 (안상수 6개월, 황영철 1년 6개월) 황 의원이 예결위원장에 재선출될 수 있다. 그러나 황영철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을 받고 있어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있다.

국회 일정부터 예결위 구성, 본회의 지정 등 국회 모든 운영은 여야 교섭단체의 합의로 결정됩니다. 국회가 소집되더라도 자유한국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임시 국회가 열려도 국회정상화가 되지 않을 바에는 국회 파행 책임을 자유한국당에 온전히 떠넘기는 편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추경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후반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있기에 양보를 하더라도 국회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결국, 국회 파행이나 정상화나 열쇠는 자유한국당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면서 그 모든 책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리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 이런 식의 프레임을 내년 총선 직전까지 끌고가 선거를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막강한 의회 권력을 쥐고 있는 제1야당이 정쟁만을 일삼고 오로지 자신들의 금배지에만 관심이 있기에, 국민들은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청원’에 180만 명이 넘게 서명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살아 남는다면 문재인 정부 남은 기간 내내 ‘국회 파행’, ‘식물 국회’라는 단어를 또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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