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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한홍구TV, 거짓과 진실, 그리고 헛소리 17
일본 여권으로, 일본에서 출국한 김현희
강진욱  | 등록:2021-01-24 12:31:02 | 최종:2021-01-24 13:14:5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한홍구TV, 거짓과 진실, 그리고 헛소리 17
- 11월 26일 방송 ‘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하여

강진욱 <1983 버마> 저자

17. 일본 여권으로, 일본에서 출국한 김현희

한 교수는 김현희는 ‘북한 공작원’이고 김현희네가 지녔던 여권이 위조된 것이라고 믿는다. 안기부-국정원 및 한 교수가 ‘우익’ ‘극우’라고 지칭하는 인사들도 그렇게 주장한다. 자칭 ‘종북 역사학자’를 자처하는 한 교수가 자신과 대척점에 서 있어야 할 극우반북 인사들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남녘에서 일컬어지는 소위 ‘진보’라는 것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이런 저런 별 거 아닌 문제에 대해 티격태격 하지만 동족인 이북을 적대시하는데 있어서만큼은 진보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극우골통과 한몸이 되는…

[용의자 두 명이 잡혔는데 ... 일본인 남녀.. 부녀 행세했었는데 ... 신이치[김승일]라는 남자는 음독을 해서 바로 사망을 했고 .. 여성[김현희]도 음독을 했는데 ... 그래서 혼수상태였는데 .. 며칠 만에 깨어났습니다. ... 그리고 그 일본인이 .. 실제 일본인이 일본에 살고 있었거든요. 이 여권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그래서 이 여권은 위조된 여권 .. ]

한 교수의 해설에서 “일본인 남녀가 부녀 행세를 했다”는 것 말고는 모두 헛소리다. 김현희는 음독을 하지 않았다.

( 1987.12.5 조선일보)

김현희는 괜히 정신을 잃은 척 하고 있다는 바레인 병원 의사의 말도 전해졌다. 김현희의 동선을 따라가며 KAL 858 사건의 내막을 추적한 노다 미네오(野田峯雄) 씨가 직접 바레인 의사를 만나 확인한 것이다.

(노다 미네오 책 『나는 검증한다 - 김현희의 파괴공작』387쪽)

(김현희 등이 이송된 바레인의 살마니아 병원)

노다 씨는 이들 두 사람을 바레인공항에서 억류할 때 옆에 있었던 현지 일본대사관 3등 서기관 스나가와 쇼준(砂川昌順) 에게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 노다 미네오 책 386쪽)

김현희의 태연한 모습은 그가 KAL 858편 여객기의 폭파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그냥 꼭두각시에 불과함을 웅변한다. 또 김승일이 독약 앰플을 깨물고 자결했다는, 바레인 공항 경찰의 말도 믿을 수 없다. 그의 갈비뼈가 5개가 부러져 있다는 검시 소견도 있다. 신성국 신부는「KAL858기 사건의 인물 김승일 정체 1 - 김현희 파트너 김승일 신원과 정체에 관련된 전두환 안기부의 거짓」(<진실의 길> 2013.4.10
http://www.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8&uid=31&table=sk_shin
)에서 “통일뉴스가 입수한 국과수의 ‘김승일 검시 해부서’를 분석 검토한 영상의학과 전문의 임OO씨의 소견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국과수의 해부학적 진단에서 우측 제 2, 3, 4, 5, 6, 조골 골절 및 흉부 피하조직 및 근육 출혈」이 있었다는 부분이다. 부검 감정서에는 「골절부나 그 주위 조직에 출혈이 있는 점으로 보아 골절이 발생하였을 당시에는 변사자가 생존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사망과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사망 전에 우측 갈비뼈 2번부터 6번까지가 골절되었고 근육 출혈이 있었다는 점이다」

누군가 김승일의 복부를 강하게 타격하면서 그에게 독극물을 강제로 먹였는지 모른다. 김승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말을 반신반의한 이가 또 있었다. 노다 미네오 씨가 만난 바레인 주재 한국대사관의 오기철 1등서기관의 이상야릇한 말이 전해진다.

( 노다 미네오 책 380쪽)

이쯤 되면 “뭔가 마셨다!”고 외치며 경비실로 뛰어든 경비관을 의심해야 한다. 노다 씨는 이 점을 별도로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김현희와 김승일에게 ‘리젠시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가도록 한 ‘공항 경찰’을 “한국에 똬리를 튼 배후의 ‘시종’이 아니었을까” 의심했다. 그러면 문제의 경비관 역시 그렇게 의심해 볼 일이다.

( 노다 미네오 책 382쪽. 입국신고서에는 ‘DIPLOMAT HOTEL’이라고 써 놓고 실제로는 ‘공항 경찰’이 시키는대로 리젠시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갔다는 말이다. 노다 씨는 이에 대해 ‘왜 파국의 무대를 바레인으로 잡았을까’를 묻는다. 독자들도 추리해 보시라.)

김현희 등의 여권이 가짜 여권이라는 한 교수의 해설도 안기부 주장을 되뇐 것뿐이다. 그는 안기부의 주장을 일본 정부(아마도 공안청) 및 미국 정부와 의회가 ‘옳소!’ 하고 맞장구를 친 사실을 중시한다. 이북을 겨냥한 모든 조작 사건에는 늘 한.미.일이 공모한다는 사실을 그가 알 리 없다.
 
[당시 일본 주재 대사가 작성한 1987년 12월 7일자 문서에 따르면, 김현희의 일본 여권은 매우 허술하게 위조됐다. “용의자 2인이 소지한 가짜여권을 현지에 파견된 일[본]측 수사관이 확인한 결과, 진짜 여권과 구별이 가능한 정도의 조잡한 인쇄 등으로 보아 …”(DA0799704, 59쪽).](「김현희 일행에게 걸려온 전화 - KAL 858사건 과거사위원회 기록 열람」<통일뉴스> 2017.1.27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595
)

우선 여권의 위조 상태가 조잡하다는 주일한국대사의 전문(電文)은 문건 자체가 조작됐거나 날조된 사실에 근거한다. 한국 정부의 외교 공문이란 것이 이 수준이다. 이런 같잖은 공문을 ‘외교 문서’ 운운하며 한껏 권위를 부여해 보도하고, 또 이런 문건을 한 30년 묵혔다 공개하면 마치 대단한 사실이 새로 밝혀진 것인 양 신문 방송이 대서특필한다. 이 나라 언론의 수준이다. 이렇게 정권과 언론이 야합해 KAL 858 사건의 진상을 34년째 숨기고 있는 것이다. 진짜 여권과 구별이 가능한 물건을 들고 최소 3년 동안 유럽과 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닐 수 있었을까?

( 1987.12.3 조선일보)

( 안기부 조사보고서.[자료 서현우])

[자칭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는 지난 84년 8월부터 10월까지 일본, 방콕, 코펜하겐, 마카오 등지를 함께 여행한 사실이 밝혀져 수사 당국이 이들의 행적 조사를 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바레인에서 보내 온 이들 여권 사본의 출입국 기록에서 드러난 것으로 경찰은 특히 이 여행기간 중 이들이 방콕에서 진짜 하치야 신이치를 만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4년 8월 23일 일본 동경을 함께 출발, 방콕에 도착해 3일 간 머물렀으며 이어 8월 28일 코펜하겐을 방문했다는 것.](「마유미.신이치, 84년 함께 여행」<동아일보> 1987.12.10)

위 기사에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 “여권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4년 8월 23일 일본 동경을 함께 출발”했다는 사실이다. 안기부는 이런 여권 기록 자체가 모두 조작이라고 주장했지만 어떻게 여러 나라의 출입국 스탬프까지 조작한단 말인가. 2003년 직접 국정원에 가 김현희의 여권을 확인한 KBS-1TV 다큐 취재진도 안기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조선일보> 기사로 인해 김현희의 실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을 것이다. 그러자 안기부는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했다. 거짓말로!

[안기부는 이와 함께 김[김현희]이 자살한 김승일과 함께 사용한 하치야 마유미 명의의 일본 여권은 북한 노동당 중앙당 조사부에서 치밀한 계획 하에 84년 7월 작성한 것이며 이들은 대한항공 858편기 폭파 범행에 앞서 84년 8월부터 이 여권을 휴대, 유럽 등지를 다니며 해외 적응 실습 여행을 했다고 밝혔다.](「김현희 가르친 일본인 여인, 9년 전 일 해안서 납북 - 안기부 발표」<조선일보> 1988.2.9)

( 김현희와 김승일의 여권)

( 김현희 여권 84년 홍콩 출국 나리타 귀국)

( 김현희 여권 마카오 스탬프)

안기부가 문제의 여권이 “북한 노동당 중앙당 조사부에서 치밀한 계획 하에 84년 7월 작성한 것”이라고 뻥을 치기 나흘 전 미국 의회가 먼저 애드벌룬을 띄웠다. 북한을 겨냥한 국가범죄에는 늘 한.미.일이 협잡한다.

[1988년 2월 4일 미국 하원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가 사건과 관련해 열었던 청문회에서 나온 말이다. 클레이튼 맥매나웨이 당시 국무부 테러담당 부대사는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미국 전문가들은 위조된 여권의 질이 굉장히 높아(such high quality) 이는 국가정보기관에 의해 준비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같은 수준의 위조품을 만들어낼 능력을 지닌 테러 조직은 없습니다”(미국 하원 “KAL858기 폭파” 청문회 속기록, 13쪽).](「김현희 일행에게 걸려온 전화 - KAL858사건 과거사위원회 기록 열람」<통일뉴스> 2017.1.27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595)

미국이 이렇게 나오자 안기부는 즉시 “마유미 명의의 일본 여권은 북한 노동당 중앙당 조사부에서 치밀한 계획 하에 84년 7월 작성한 것”이라고 갑자기 말을 바꾼 것이다. ‘한 눈에 봐도 진짜와 구별될 정도’로 조잡하게 위조됐다는 여권 따로 있고, “북한 노동당 조사부에서 치밀한 계획 하에 작성”했다는 여권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그럴 수 있다. 이 엄청난 공작을 벌이려니 여러 종류의 여권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 2003년 KBS-1TV 다큐 제작진이 직접 국정원에 찾아가 찍어 온 김현희의 여권.

위 사진은 김현희의 여권이 진짜라는 명백한 증거다. 일본에서 출국할 때 출국신고서를 제출하면 여권에는 절단선 위에 붙은 종이가 스테이플러에 찍힌 채 여권에 남겨진다. 일본을 다녀온 이들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일본의 출입국 절차는 1987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래는 붙어 있는 것은 입국신고서. 다시 일본으로 왔어야 하는데 김현희를 한국으로 데려왔으니 그냥 붙어 있는 것이다. 이런 걸 위조했다고 말할 수 없다. 더 놀라운 이야기가 <조선일보>에 실렸다.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의 출발 지점과 항공권을 구입한 곳이 일본이라는 사실이 [1987년 12월] 2일 일본 공안당국의 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 두 사람의 출발지가 일본이라는 점에서 공안당국은 이들이 일본 국내를 근거지로 공작 활동을 했을 가능성[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금년 여름 일본을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3일 자 지방판에서 한국의 치안당국으로부터 일본의 수사 당국에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하치야 마유미는 지문 조회 결과 한국인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조선일보> 1987.12.3)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의 출발 지점과 항공권을 구입한 곳이 일본이라는 사실이 [1987년 12월] 2일 일본 공안당국의 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KAL 858 공작팀은 분명 일본에서 암약했고, 일본 여권을 갖고 일본 나리타공항을 출발하는 것으로 공작 여정을 시작했다는 말이다. “하치야 마유미는 지문 조회 결과 한국인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 같다”는 보도는 마유미 여권을 일본에서 발급받을 때 안기부가 개입했을 것임을 시사한다.

( 1987.12.3 경향신문)

안기부는 또 황망히 이 보도를 부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입원 중인 여자의 여권에는 일본 나리타공항의 출국 소인은 있으나, 나리타항공 출입국관리소에는 출국카드가 없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하고, “출국 소인은 위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여자가 일본에서 출국한 것이 아니라 제3국을 통해 유럽 지역에 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미유미 제3국서 유럽 간 듯」<동아일보> 1987.12.5)

이틀 전 <조선일보> 보도를 <조선일보>를 통해 부정한 것이다. 그 주장이 어설프기 짝이 없다. 출국카드가 없을 리 없다. 위에서 봤듯이 그 카드를 떼어 내고 남은 종이가 스테이플러에 찍혀 여권에 붙어 있다. 일본에서 출국한 것이 아니라 제3국을 통해 유럽에 갔다고? 그런다고 출발지가 일본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나! 

한 교수는 김현희가 갖고 있던 여권에 대해 실제 일본인이 일본에 살고 있었고, 따라서 이 여권은 위조된 여권이라고 주장했다. 안기부와 일본 공안당국은 김현희의 여권이 실제 인물의 신상자료를 도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이 남자용이었다는 것. 그 주인공은 다카하시 유키토(高橋幸人) 씨. NTT(일본전신전화공사) 직원이라 했다. 그러나 안기부나 일본 정부 또는 공안당국은 김현희의 여권이 위조된 내력을 밝히지 못했다.

(사진 115-6 :김현희 여권 만 위조 노다 미네오 책 100쪽)

김현희 여권이 일본 남자의 것을 도용 또는 위조했다는 안기부의 주장(및 일본 공안 당국의 맞장구)은 ‘일본인’ 신분으로 일본 여권을 갖고 다니는 김현희 등을 일단 바레인공항에서 붙잡아 놓고 또 김현희를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꾸민 거짓말이다. ‘북한 공작원이 일본 여권을 위조한 것’이라는 각본이 필요했을 것이다.  
 

( 국정원종합보고서 / 자료사진-서현우)

김현희 여권이 위조된 것이라는 안기부 발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KAL 858 사건 진상규명대책위 조사팀장을 지낸 서현우 씨가 <통일뉴스>에 쓴 글 「서현우의 KAL858사건 분석 보고서 - 안기부 수사의 문제점 ①김현희, 김승일 소지 여권의 미스터리」(2009.2.20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2955) 참조. 서 씨는 김현희, 김승일 소지 일본 여권은 가짜여권이라기보다 신분을 도용하여 정식 발급됐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김현희의 파트너라는 김승일이 1984년 서울의 프레지던트 호텔에 묵을 때 그의 이 호텔 숙박 예약은 방콕에 있는 태국항공의 한국인 직원 ‘미스 박’(박경희)이 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사진 111-3 : 김승일 1984년 9월 26일 마카오에서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 김승일이 서울 시청 앞 프레지던트호텔 예약 카드. 이 호텔 예약을 타이항공의 한국인 여직원 미스 박이 했다.)

이에 대해서는 신성국 신부가 <진실의 길>에 쓴 글「[KAL858기 사건 30주기] ⑨만들어진 테러범 김현희 - 김승일에 대하여, 타이 항공 박경희의 의혹」
(2017.10.23 http://www.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8&table=sk_shin&uid=71)에서 상세히 밝혔다.

김현희와 김승일의 행적 및 이들의 여권에서 ‘북한’ 또는 ‘북한 공작원’의 낌새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 뒤늦게 밝혀진 사실들은 이들의 배후에는 안기부와 일본 공안당국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18편으로 계속)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uid=5086&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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